사진속일상

겨울 두물머리

샌. 2023. 1. 31. 16:41

 

겨울 두물머리에 가 보았다. 두물머리에도 고니가 있을까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이곳은 한겨울에 고니가 지내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팔당댐에 갇힌 물이 얼어서 빙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새가 놀지 않는 겨울 호수가 썰렁했지만, 계절이 주는 색다른 풍경도 즐길 만했다.

 

호숫가를 따라 난 산책로를 사부작사부작 걸었다.

 

 

얼음 위에서 쉬고 있는 고니 여섯 마리가 있었다. 한 가족이 아닌가 싶다. 인기척에 신경이 쓰였는지 몇 마리가 경계하는 몸짓을 하더니 이내 원래 자세로 돌아갔다. 

 

 

산책길에서 딱새 한 마리가 잠시 동행을 하며 모델이 되어 주었다.

 

 

팔당댐 하류 쪽은 물이 얼지 않았다. 많은 수의 고니가 먹이를 찾기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흰죽지도 고니와 어울려 있다.

 

 

항상 만나는 친구들 -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백로(대백로).

 

 

팔당 강변길에는 대포를 장착한 사진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먹이 사냥을 하러 강으로 내려올 수리(참수리)를 기다리는 중이다. 믈어보니 아침부터 와서 하루 종일 대기한단다. 

 

 

취미도 저 정도의 열정이 있어야 어느 경지에 이르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한다. 결과야 어떻든 나름의 작품을 남기려 애쓰는 과정이 소중할 것이다. 사람은 몰입할 때 잡념이 끊어지면서 희열을 느낀다. 몰입이 말초적 쾌락이기보다는 유의미한 정신의 깊이와 관련될 때 기쁨은 진하면서 오래간다. 더 나아가 영혼의 영역까지 닿을 수 있다면 예술 활동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리라. 비슷한 대포 카메라를 들고 있지만 수리를 기다리는 마음의 지극함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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