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샌. 2023. 1. 22. 15:22

 

집 바로 앞 소나무에 까치 부부가 찾아와서 둥지를 만들고 있다. 까치집을 짓기 시작한 지는 한 달이 넘었다. 아침에 잠을 깨면 까치가 우짖는 소리가 제일 먼저 반긴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까치를 길조로 여기고 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고 한다. 바로 집 앞에 -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 까치가 찾아왔으니 올해는 길한 일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2023년 계묘(癸卯)년 설날이다. 이번 설은 어머니가 오셔서 함께 지내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 고향에 내려가서 모시고 올라왔다. 어머니는 목감기가 드셔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다. 이래저래 설날 같지 않은 설날이다. 어릴 적 추억 속 설날은 과거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설날 전인 섣달 그믐날을 '까치설'이라고 부른다. 유래를 찾아보니 까치설의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아찬설'이라고 불렀는데, '아찬'은 '작은'이라는 뜻이다. 이 '아찬'이 변해서 '까치'가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렀다면 '까치설'은 날아다니는 새와는 관계없이 그저 '작은 설'이라는 뜻이다.

 

오전에는 성당에 가서 영신 및 위령미사에 참석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축복'으로 풍성한 시간이었다. 복, 행복, 축복 등을 우리는 무슨 의미로 사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일까. 기복(祈福)이 아니면 종교마저 설 자리가 없는 걸까. 복 받으라는 달콤한 말은 넘쳐나지만 '올바른 삶'에 대한 강론은 듣기 힘들다. 설의 어원인 '섧다'에는 '愼/삼가다'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설날은 '삼가하고 조심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날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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