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전국적으로 눈이 내렸는데 특히 강원도에 많이 쏟아졌다. 이번 눈은 물기를 머금은 습설(濕雪)이어서 가뭄 해소와 산불 예방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복설(福雪)이라고 부르는 고마운 눈이다.
눈을 보러 아내와 함께 강원도로 갔다. 마침 강릉 대도호부관아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서 일차 목적지는 그곳으로 잡았다. 놀랍게도 담장을 따라 있는 대여섯 그루의 매화나무에 매화꽃이 활짝 펴 있었다.
설악산의 설경을 멀리서 보기 위해 경포호에 갔다. 눈 내린 다음날 사진은 산 전체가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는데 며칠 사이에 많이 녹은 것 같다. 산 정상부만 백설의 모자를 쓰고 있다.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눈에 띄는 건 새들이다. 사진을 찍으며 새 이름을 맞추어 보다.
▽ 청둥오리
▽ 물닭
▽ 괭이갈매기
▽ 흰뺨오리
점심은 경포호 인근의 한 식당에서 세트 메뉴를 시켰다. 맛보다는 비주얼이 더 나았다.
돌아오는 길에 대관령 삼양목장에 들렀다. 제설 작업이 끝나 차로 직접 동해전망대까지 갈 수 있었다. 산 능선에 올라서서야 제대로 된 눈을 볼 수 있었다.
밑에서는 조용했는데 동해전망대(1,140m)에서는 바람이 세게 불고 추웠다.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동쪽으로 강릉 시내와 동해가 내려다 보였다.
양떼목장은 여러 차례 갔으나 삼양목장은 첫걸음이었다. 직접 자차로 꼭대기까지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래 광장에서 동해전망대까지는 약 4km의 비포장길이다. 올라가 보니 대부분이 젊은이들이고 노인은 우리 부부뿐이었다. 질퍽거리는 눈 섞인 흙길에서 차는 엉망이 되었다. 그래도 이 말을 빠뜨릴 수는 없다. "구경 한 번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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