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작은 영장산을 걷다

샌. 2023. 3. 9. 18:58

 

성남에는 영장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둘 있다. 하나는 복정동에 있는 높이 193m의 작은 영장산이고, 다른 하나는 이매동에 있는 413m의 큰 영장산이다. 오늘은 용두회에서 작은 영장산을 걸었다.

 

성남 누비길 1코스가 작은 영장산을 지나간다. 우리는 복정역에서 출발하여 영장산을 지나 산성역까지만 걸었다. 길이로는 약 4km가 되고, 쉬엄쉬엄 걷다 보니 두 시간이 약간 더 걸렸다. 봄이 오는 산길은 폭신하고 좋았다.

 

산기슭에 산수유꽃이 활짝 피었다. 예년보다 봄꽃 개화 시기가 빠른 것 같다.

 

 

산 중턱의 생강나무도 꽃을 피웠고,

 

 

매화도 만개 직전이다. 기습 공격하듯 봄이 쳐들어온 느낌이다.

 

 

이제 직박구리도 바빠지는 철이 되었다.

 

 

쉼터에는 누군가가 나무뿌리로 바람막을 만들어 놓았다.

 

 

걷는 중에 이슬비가 살짝 뿌렸고, 지면까지 내려온 구름이 자욱한 날이었다. 

 

 

하산 지점에 산성역 포렌스티아 아파트가 있었다. 신흥 주공아파트 자리였는데 재건축으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30년 전에 나도 이곳에서 산 적이 있었기에 옆을 지나치며 잠시 옛 생각에 잠겼다.

 

 

일행 다섯은 모란으로 나가 닭갈비로 점심을 먹고 식후에는 당구로 놀았다. 야구를 좋아하는 J와 H는 당구보다 야구 구경에 더 정신을 쏟았다.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WBC 조별 리그 첫 경기로 호주한테 7:8로 졌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 큰 영장산을 가자는 말도 나왔으나 대부분 힘들다면서 작은 영장산을 택했다. 그만큼 우리도 나이가 든 것이다. 이제 조금 더 지나면 이런 길도 벅찰 것이고 동네 공원 산책 정도로 만족하는 때가 닥칠 것이다. 같이 허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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