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첫 등산을 했다. 윗배알미에서 검단산에 오르는 코스였다. 얼음 풀린 산 계곡에서 명랑하게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좋았다. 이 코스는 계곡과 능선길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어 산행의 첫 번째 선택지다. 오르막 경사도 급하지 않다. 검단산은 수도권의 인기 산행지이지만 윗배알미는 외진 곳이라 평일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오붓한 것도 장점이다.
몇 달만의 등산이라 몸이 어떨까 싶었는데 가뿐하게 다녀왔다. 아직 이 정도 산행은 감당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정상에 올랐을 때는 좀 더 높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살짝 들었다. 적어도 한 달에 두세 번은 산을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잘 지켜질지는 자신이 없지만.
정상에서는 청년이나 중장년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전과 달라진 변화다. 모든 세대가 산과 가까이 하며 즐긴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나중에 손주가 좀 더 크면 같이 산에 다니고 싶은 바람이 있다.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그때가 되면 공부해야 하고 바쁘다고 손사래를 칠지 모르겠다.
봄이 되니 새들이 자주 보인다. 동고비와 곤줄박이는 스스럼없이 사람 옆으로 다가온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까지 가깝다. 먹잇거리가 생긴다는 걸 아는 모양이다. 다음에는 견과류를 가져와서 유혹해 봐야겠다. 잘하면 내 손바닥에 앉을 수도 있겠다.
오후가 되면서 기온이 15도가 넘게 올라 따스했다. 계곡 바위에 앉아 봄 물소리에 취해 물멍을 했다. 인적을 벗어나서 자연 속에서 홀로 있음이 행복했다.
혹시 노루귀가 있나 싶어 입구 쪽 산 비탈을 오르내렸지만 찾지 못했다. 전에는 검단산 윗배알비에서 찍은 노루귀 사진이 sns에 자주 올라왔는데 요사이는 뜸하다. 개체수가 많이 감소했다더니 사실인가 보다.
- 산행 시간: 4시간 30분(10:30 ~ 15:00)
- 산행 거리: 9km
- 산행 경로: 윗배알미 - 검단산 정상(657m) - 윗배알미 원점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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