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청계산에 오르다

'로쿠스 솔루스(Locus Solus)'라는 말이 있다. 라틴어인데 우리말로 풀면 '외딴곳' '은밀한 장소' 쯤 된다. 사람들에게서 떨어진 나만의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이다. 뒷산에 오를 때면 앉아서 쉬는 장소가 있는데, 나에게는 그곳이 '로쿠스 솔루스'다. 더 넓게 해석하면 산 자체가 '로쿠스 솔루스'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양평에 있는 청계산을 찾았다.

 

국수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걷기 좋은 숲길이 이어지다가 형제봉에 오를 때에 거친 숨을 쉬어야 한다. 형제봉은 청계산에 오르는 중간 지점에 있다. 형제봉에서는 아래로 남한강이 내려다 보인다. 새로 건설되는 도로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다. 미세먼지가 있어 시야가 좋지 못했다.

 

 

소나무 위에 플라스틱 동물 모형을 올려 놓은 사람은 누구일까? 산에 오는 손주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한 할아버지의 마음이라고 해석해 본다. 

 

 

사람이 휴식하는 곳에는 까마귀가 배회한다. 흘린 음식물을 얻어먹기 위해서다. 이 새는 모형이 아니라 진짜 까마귀다. 빛 반사로 눈이 이상한 색깔로 나왔다. 

 

 

멧비둘기인 듯한 새가 흙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소나무 쉼터에서 도시락을 먹고,

 

 

세 시간 가까이 걸려 정상에 도착했다. 높이가 658m로 만만한 산은 아니다. 낮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갔고,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햇볕이 따갑게 느껴졌다.

 

 

생강나무꽃을 자주 만났다. 진달래는 막 개화하기 시작했다.

 

 

산 주변으로는 전원주택 단지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멀리 용문산과 백운봉이 보인다.

 

 

청계산이라는 이름은 가진 산은 많다. 맑은 계곡을 가진 산이라는 뜻일텐데 국수리에서 등산하면 이름값을 하는 계곡은 볼 수 없었다. 요사이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어선지 산길은 먼지가 많이 일었고 전체적으로 무미건조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정상보다는 형제봉까지 다녀오는 사람이 더 많았다.

 

- 산행 시간: 4시간 30분(10:30 ~ 15:00)

- 산행 거리: 9.5km

- 산행 경로: 국수리 - 형제봉(507m) - 청계산(658m) - 형제봉 - 국수리 원점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