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토요 모임에 가는 길에 탄천에 들렀다. 개나리와 목련은 활짝 폈고, 벚꽃도 피기 시작했는데 만개한 벚나무도 있었다. 봄소식이 고속 KTX를 타고 북상하고 있는 듯하다.
'소곤소곤 산책길'에는 미국제비꽃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우리 아파트의 벚꽃도 오늘 개화를 했다. 예년에 비해 열흘 가량 빠른 것 같다. 지구온난화 탓이 아닌가 싶어 꽃을 바라보는 심정이 편하지는 않다. 그만큼 3월 기온이 높았다. 다음 주면 수도권에서도 벚꽃이 만개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 야외에서는 반팔 차림을 한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씩씩한 새인 직박구리는 벚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 가지 저 가지로 힘차게 날아다니면서 벚꽃을 쪼아먹는다.
언제 죽게 될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늦은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S가 말했다. 생물학적 나이를 봐도 이제는 '그날'이 멀지 않았으니 어쩜 당연한 생각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어떤 말로 대꾸하지는 않았다. 헤어지고 난 뒤 벚꽃 아래를 거닐 때 S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 화사한 꽃과 어두운 죽음이 어쩌면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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