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신안 여행(2)

샌. 2023. 5. 18. 14:50

아침에 일찍 눈이 떠져서 가만히 숙소 앞 바닷가에 나갔다. 하루도 안 지났지만 벌써 이런 풍경에 익숙해져 있다. 해안가 산책로를 따라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느릿느릿 걸었다.

 

이곳 신안 압해도 송공리 바다는 김 양식과 낙지잡이가 주업인 것 같다. 갯벌 낙지 맨손 어업이 국가 중요 어업 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표석이 세워져 있다. 압해도(壓海島)는 신안에서 제일 큰 섬이라는데 무식하게도 신안 여행을 계획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바닷가에는 압해도를 사랑한 노향림 시인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시인은 가난한 유년기를 보낼 때 목포에서 건너다 보이는 압해도가 무한한 위로가 되어 주었다고 한다. 시인은 수십 편의 압해도 연작시를 지었다.

 

섬진강을 지나 영산강 지나서 가자

친구여 서해 바다 그 푸른 꿈 지나

언제나 그리운 섬

압해도 압해도로 가자...

 

 

다섯 명이 두 팀으로 나누어졌다. 나는 아내와 함께 증도를 둘러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임자도에 있는 대광해수욕장에 들렀다. 지난달에 튤립 축제가 열려서 혹시 여운이라도 남아있을까 싶었는데 꽃이 사라진 뒷자리는 너무 황량했다.

 

인적 끊긴 해수욕장에서 나른한 시간을 보냈다.

 

 

증도(曾島)는 우리나라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섬이다. 원래 한자 이름은 '시루 증(甑)'을 쓰고 우리말로는 '시루섬'이었다고 한다. 물이 밑 빠진 시루처럼 새어나가는, 물이 귀한 섬이라는 뜻이었다.

 

증도에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소금 생산지인 태평염전이 있다. 옛날 방식 그대로 천일염을 생산한다.

 

 

짱뚱어다리를 건너보고,

 

 

물 빠진 갯벌에는 짱뚱어와 게가 부지기수로 널려 있었다. 이런 걸 경상도 사투리로는 천지삐까리라고 한다.

 

 

증도에서는 짱뚱어탕 맛을 봐야겠지.

 

 

증도를 오가면서 지도, 수도, 임자도, 솔섬, 사옥도 등 여러 섬들을 지났다. 어지간한 섬들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통행하기가 편리했다.

 

다시 압해도 숙소로 돌아와서 친근한 풍경과 마주했다. 앞으로 신안 하면 다른 무엇보다 묘한 매력의 이 바다가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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