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몸살(?)을 앓은 뒤끝이라 몸보신을 하러 장어집에 갔다. 큰 것과 중간 것, 두 마리를 시켜서 한껏 먹었다(8만 원). 오랜만의 장어 기름이 속에 부담이 되었는지 저녁에 같이 설사가 나와서 실소를 했다. 이래서 고기도 먹을 줄 아는 사람이 먹는가 보다.
봄에 들면서 식사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겨울은 입맛이 없고 조금만 많이 먹어도 위에 부담이 돼서 소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소식 소동(小食 小動)'의 생활이었다. 다행히 봄이 되면서 입맛이 돌아오고 위장도 괜찮아졌다. 덕분에 좀 더 활기차졌다.
식사 후 물빛공원을 찾아서 두 바퀴를 돌았다. 황사가 끼었지만 산책하기에는 무난한 낮이었다.
풍성하진 않아도 아담한 장미 터널이 있고,
물빛버즘도 공작 날개처럼 초록잎을 펼치고 있었다.
이즈음의 나무들은 밝은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이런 나무들 앞에 서면 나무의 에너지가 나에게로 쏟아져 오는 것 같다. 기분이 좋아지고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숲길을 걸으면 누구나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이 나무 밑에 앉아 쉬려는 것도 단순히 그늘의 용도만이 아닐 것이다. 나무를 둘러싼 에너지장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 아닐까. 이것이 사람과 다른 점이다. 옆에 있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 경우는 기를 뺏겨 피곤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나무는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아낌없이 준다.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물빛버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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