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입구에 큰 은행나무가 있는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안쪽으로 골목길을 따라 더 들어가면 오래된 뽕나무 한 그루를또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큰 뽕나무를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내가 어렸을 때 봄이면 누에치기로 바빴는데 그때 뽕나무밭의 뽕나무들은 가지를 쳐내는 통에 제대로 자랄 수가 없었다. 그런 경험 탓인지 뽕나무도 이렇게 느티나무처럼 거목으로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이 항상 신기하게 느껴진다.
상주는 삼백(三白)의 고장이라고 한다. 쌀, 곶감, 누에고치가 그러하다. 그런 양잠의 고장답게 이렇게 크게 자란 뽕나무가 남아 있다. 이런 거목으로서의 뽕나무는 세 번째 보게 된다. 강원도 정선 봉양리에 있는 뽕나무와 서울 창덕궁에 있는 뽕나무도 이런 거목이었다. 그런데 이곳 두곡리 뽕나무는 안내문에 수령이 300여 년으로 나와 있는데 봉양리 뽕나무는 600년으로 나와 있었다. 키는 봉양리 쪽이 더 크지만 줄기를 보면 두곡리 뽕나무가더 오래 돼 보인다. 서로 자기 쪽이 최고령 뽕나무라고 주장하는데 아무래도 안내문에 나와 있는 나무 연령은신뢰하기 힘들다.
나무 앞에는 명상기념비(名桑記念碑)라고 적힌 작은 비석이 있다. 일제시대 때 세운 것이라니 예전부터 명목으로서의 명성이 있었던 것 같다. 나무가 위치한 곳은 마을 끝 인가 옆의 비좁은 곳이다. 30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다. 안내문에는 마을에 이런 뽕나무 고목이 4 그루 더 있다는데 어디에 있는지 찾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