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임천면에 있는 성흥산성(聖興山城)은 백제 동성왕 23년(501)에 축조된 성이다. 옛 이름은 가림성(加林城)이었다. 부여 남쪽에 있는데 사비로 천도하기 37년 전에 만들어졌으니 아마 남쪽에서 웅진으로 침투하는 적을 막기 위한 방어진지였을 것이다.
이 성흥산성 남문터에 멋진 느티나무가 있다. 수령이 400년 정도 된 고목인데 잘 생겼고 늠름하다. 정자나무로서의 느티나무는 대개 마을 입구나 한가운데에 있는데 250 m나 되는 산 정상부에 이렇게 크고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주위에 다른 높은 산이 없다보니 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이 나무만이 독야청청하다. 때를 잘 맞춘다면 멋진 사진작품을 만들 수 있는 나무라고 생각된다. 백제 산성이라는 이미지라면 늦가을이나 겨울이 적당하지 않을까. 그리고 때는 저녁,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나무의 실루엣을 찍으면 아름다운 사진이 나올 것 같다.
이 나무는 키가 20 m, 줄기 둘레는 5 m 정도 된다. 나무 아래에 서면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부여 지방의 전원 풍경이 시원하다. 바로 눈 아래로는 임천면소재지가 평화롭게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