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강원도립화목원 버즘나무

샌. 2010. 3. 9. 08:34


도시인들과 가장 친한 나무는 아마 버즘나무일 것이다. 아무리 나무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플라타너스라고 하면 어떤 나무인지 다 알아차린다. 버즘나무가 바로 플라타너스다. 나무 줄기가 흰색이나 회색 등의 조각으로 얼룩진 것이 마치 얼굴에 핀 버짐을 닮아서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 그런데 얼굴에 생긴 얼룩은 '버짐'이라고 하지만 나무 이름은 '버즘나무'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도립화목원에 큰 버즘나무 한 그루가 있다. 수령이 100 년가까이 되었다. 버즘나무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1900 년대 초반이라니까 아마 우리나라에있는 버즘나무 중 최고령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키는 30 m, 줄기 둘레는 5.4 m에 이른다. 특징은 다른 나무에 비해 전체적으로 흰색을 많이 띄고 있다는 점이다.

 

버즘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견디고 오염물질의 흡수력도 뛰어나 가로수와 풍치수로 많이 심어졌다. 되돌아보면 옛날에 다녔던 학교 운동장 둘레에도 버즘나무 몇 그루씩은 있었을 것이다. 특히 도시에서는 미관상 뿐만 아니라 먼지를 걸러주고 소음을 막아주는 고마운 나무다. 그런데 나무 입장에서 도시의 버즘나무는 말할 수 없이 괴로울 것이다. 소음과 공해, 빛의 고문에 매년 전지를 당하고 어떤 때는 뿌리째 뽑히기도 한다. 이 화목원의 버즘나무를 보며 넌 참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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