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길을 걷다가 문득 복권이 사고 싶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잠시 망설인다. 복권을 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긴 싫어 꾸욱 참고 가게 앞을 그냥 지나쳐 간다. 자꾸만 호주머니에 손이 가지만 아이에게 변명할 말들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내 행동을 이해하도록 설명해주어야 할만큼 아이가 자라고 나니 이제 나는 복권을 사고 싶은 나이, 참 쓸쓸하고 허전한 나이에 이르고 말았다. - 복권 가게 앞에서 / 박상천 집으로 오는 길목에 복권 가게가 새로 생겼다. 몇 번 지나치다가 어제는 안으로 들어갔다. 젊은 남자가 앉아있다가 반갑게 맞는다. 언제 개업했느냐고 물으니, 그동안 세 번 추첨했는데 5만 원짜리 당첨이 여러 번 나왔다고 자랑한다. 고작 5만 원이냐고 반문하니 그것도 쉽지 않단다. 6개 숫자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