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3 2

태풍 지나가고

태풍이 지나가고 파란 하늘이 열렸다. 태풍 뒷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날, 하늘에 취해 경안천을 걸었다. 청석공원에 파크 골프장이 생겼다. 멀리서 봤을 때는 게이트볼인 줄 알았는데 요사이 유행하기 시작하는 새로운 스포츠다. 파크 골프는 골프를 노년에 맞게 변형시킨 운동인 것 같다. 좀 더 나이 먹으면 한 번 해 볼만 하겠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밝은 햇살을 한껏 받았다. 저 맑고 파란 하늘을 닮고 싶어서.....

사진속일상 2019.10.03

받들어 꽃 / 곽재구

국군의 날 행사가 끝나고 아이들이 아파트 입구에 모여 전쟁놀이를 한다 장난감 비행기 전차 항공모함 아이들은 저희들 나이보다 많은 수의 장난감 무기들을 횡대로 늘어놓고 에잇 기관총 받아라 수류탄 받아라 무서운 줄 모르고 서로가 침략자가 되어 전쟁놀이를 한다 한참 그렇게 바라보고 서 있으니 아뿔사 힘이 센 304호실 아이가 303호실 아이의 탱크를 짓누르고 짓눌린 303호실 아이가 기관총을 들고 부동자세로 받들어 총을 한다 아이들 전쟁의 클라이막스가 받들어 총에 있음을 우리가 알지 못했듯이 아버지의 슬픔의 클라이막스가 받들어 총에 있음을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떠들면서 따라오는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과 학용품 한아름을 골라주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 앞에서 나는 얘기했다 아름답고 힘있는 것은 총이 아니란다 아름..

시읽는기쁨 2019.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