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내 마음이 익는다. - 하늘 / 박두진 박두진 시인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시다. 박두진 문학길을 걸으며 이 시를 찾아 읊었다. 요사이는 휴대폰이 있으니 편리하다. 젊었을 때 무척 좋아했던 시였는데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음을 새삼 알아챘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호수를 따라 오붓하게 길이 나 있었다. 시인이 말하는 호수를 여기 금광호수로 착각한들 어떠랴. 호수는 지상의 꿈, 하늘은 천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