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일이 지나니 그제야 감기가 떠날 채비를 한다. 감기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집에서 버티는 편이다. 되도록 병원에는 가지 않는다. 백수의 좋은 점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주사도 맞고 약을 먹어야만 했다. 그러나 일이 없어진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저도 지겨워지면 언젠가는 떨어져 나가겠지, 하며 느긋하게 기다린다. 고향에서 외할머니가 개를 기를 때 보면 개는 몸에 이상이 생기면 활동을 멈추고 그냥 가만히 엎드려 있는다. 음식을 갖다줘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냥 눈만 끔벅끔벅 할 뿐이다. 말을 못 하니 어디가 아픈지 알 도리가 없다. 그런 채로 여러 날이 지나간다. 잘못하면 죽겠구나 싶다가도 어느 날 보면 몸을 일으켜 세우고 생기를 되찾는다. 개한테는 병원도 없고 약도 없다. 자연치유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