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던 어느 날 거짓말 한 번 있었습니다. 밥을 먹어야 하겠기에 돈을 벌러 나갔다가 주머니에 돈이 없어 같이 일했던 사람에게 급히 나오느라 지갑을 놓고 나왔으니 이천 원만 빌려 달라 했습니다. 그 돈 빌려 집에 오는 길에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날따라 비조차 내렸습니다. 우산 없이 집으로 오는 길은 이미 어두웠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스쳐갔습니다. 그러나 - 내 안에 주머니가 비어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야. 하지만 마음이 비어 시를 쓸 수 없게 된다면 더욱 슬픈 일이 될 거야 - 이 말 한마디 하고 내게 웃었습니다. - 시를 쓰며 산다는 것은 / 조기영 조기영, 고민정 커플은 가난한 시인과 여자 아나운서의 결혼으로 화제가 되었다. 시인은 가난했고, 희귀병을 앓고 있었으며, 열한 살이나 연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