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은 두껍고 봄옷은 얇다. 햇살이 비치면 따스하다가 바람이 찬 기운을 몰고 휙 지나가면 몸이 움츠러든다. 겨울이 지나갔지만 아직 봄이 완전히 오지는 않은, 지금이 그런 때다. 경안천을 따라 난설헌 묘까지 가려고 길을 나섰다. 묘는 걸어서 한 시간 반 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천변을 따라 걷는 길이 좋은데, 마지막 부분에서는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도로에 올라서 보니 사람이 걸을 수 있는 보도가 없어 위험해 포기했다. 다른 접근로를 알아봐야겠다. 천변에 긴 띠 모양의 생태연못이 있다. 수초를 이용해 동네에서 나오는 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은 좋은데, 처리 용량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경안천은 도시 하천에 비하면 인공의 느낌이 덜 하다. 자연스런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