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3 2

저녁 하늘과 그믐달

산책길에서 만난 저녁 하늘의 구름과 그믐달, 음력 그믐날은 내일이지만... 그믐달이나 초승달은 손톱 모양으로 생겼다. 그래서 '손톱달'이라고도 한다. 재미있는 시 한 편이 있다. 어느 분의 작품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옮긴다. 비죽배죽 나온 손톱 가지런히 다듬을 때 손가락은 열 손가락 놓인 손톱 아홉 개 톡, 톡, 톡, 톡 깎을 적에 뛰는 소리 내더니 어디까지 뛰었나 하늘까지 뛰었네 하늘에 걸린 달이 왼손 약지 손톱달

사진속일상 2020.08.23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써 본 날 / 김봄희

후두두둑 비가 세차게 내리는데 마을버스가 서둘러 정류장에 들어왔어. 사람들은 우산을 접지도 펴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버스에 오를 준비를 했지. 그때 교복을 입은 오빠가 가만히 버스 줄 밖으로 비켜서는 거야. 다른 차를 타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기다리던 사람들이 버스에 다 오를 때까지 한참동안 우산을 높이 펴 들고 서 있더니 맨 마지막으로 버스에 오르는 거야. 그것을 본 만원 버스 속 사람들은 한 발짝씩 자리를 옮겨 오빠가 설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어. 마을버스는 걷는 사람들에게 빗물이 튀지 않게 더 천천히 움직였지. 나는 그날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써 본 거야. -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써 본 날 / 김봄희 따스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누가 공익 광고로 찍어줬으면 좋겠다. 배려..

시읽는기쁨 202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