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2 2

단촌리 느티나무(4)

고향집에 가까이 있는 천연기념물 나무라 고향에 내려갈 때면 들러보곤 한다. 언제 어느 때 찾아보아도 외경심을 갖게 하는 큰 어른이시다. 유감인 건 아직껏 노란 단풍이 들 때는 맞추지를 못했다. 욕심을 부린다면 사계절의 모습을 모두 담아보고픈 나무 중 하나다. 이번 여름 태풍에 가지 하나가 부러진 것 같다. 끊어진 가지는 버리지 않고 나무 밑에 고이 모셔 놓았다. 휑하니 빈 줄기 속이 세월의 깊이를 말해 준다. 나무를 보면 늙는다기보다 잘 익어가는 것 같다. 줄기가 꺾어지는 것도 완성을 향해 가는 발걸음이 아닌가 싶다.

천년의나무 2020.10.12

성지(27) - 홍유한 유적지

성지 42. 홍유한 유적지 한국 천주교회가 창립된 것이 1784년인데, 이보다 30여 년 전에 이미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 분이 있었다. 경북 영주군 단산면 구구리에 살던 홍유한(洪儒漢) 선생이시다. 선생은 어릴 때 성호 이익의 문하에 들어가 학문에 힘쓰던 중, 천주교 서적을 접하고 자신이 깨달은 신앙의 진리를 실천했다. 천주교의 수계 생활을 위해 1775년에 이곳으로 이주해서 1785년 선종할 때까지 신앙적 삶을 살았다고 한다. 스스로 7일 중 하루를 주일로 정해 세속의 일을 전폐하고, 기도와 묵상에 전념했으며 30세 이후부터는 정절의 덕을 실천했다. 이로써 한국 천주교회의 최초 수덕자(修德者)라는 칭호가 붙었다. 한국 천주교는 이렇듯 서학의 하나로 들어와 자발적으로 탐구, 실천해 나간 점이 특이하다...

사진속일상 202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