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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들건들 / 이재무

꽃한테 농이나 걸며 살면 어떤가 움켜쥔 것 놓아야 새것 잡을 수 있지 빈손이라야 건들건들 놀 수 있지 암팡지고 꾀바르게 사느라 웃음 배웅한 뒤 그늘 깊어진 얼굴들아, 경전 따위 율법 따위 침이나 뱉어주고 가볍고 시원하게 간들간들 근들근들 영혼 곳간에 쟁인 시간의 낱알 한 톨 두 톨 빼먹으며 살면 어떤가 해종일 가지나 희롱하는 바람같이 - 건들건들 / 이재무 CBS 라디오에서 아나운서의 낭랑한 목소리로 소개받은 시다. "아, 그래!" 하며 잔잔한 물결로 가슴에 스며들었다. 세상살이 뭐 별것 있는가. 견주고, 탐내고, 다 헛된 짓거리가 아닌가. 하지만 누습에 절어 알면서도 어리석은 길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한다. 이번 주의 화두는 시의 제목인 '건들건들'로 삼기로 한다. 꽃한테 농이나 걸며, 가지나 희롱하는 바..

시읽는기쁨 2020.10.24

다읽(6) - 백범일지

'다시 읽기' 여섯 번째는 다. 20년 전쯤에 이 책을 처음 읽고 백범 선생의 인물됨에 크게 감명받았다. 독립운동을 한 정치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선생의 나라 사랑과 조국에 헌신한 삶을 접하고 경탄과 함께 가슴이 뛰었다. 다시 읽어봐도 마찬가지다. 선생은 영웅호걸의 면모를 갖춘 분이다. 역사에서 가정은 별 의미가 없지만, 만약 선생이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이끌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도자로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선생이 반대파에 의해 암살당한 것은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때 잘못 끼운 단추로 인해 아직도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에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시대에 조국을 ..

읽고본느낌 2020.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