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3 2

청계산길을 걷다

가을이 깊어가는 날, 탁구 모임에서 청계산을 걸었다. 아직 탁구장에 들어가기는 무리이고,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월 1회 모임이 당분간은 야외 걷기로 계속해야 할 것 같다. 다섯 명이 청계산입구역에서 10시에 모여 원터골로 올라갔다. 평일이지만 서울에 붙어 있는 산이라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다. 대부분 산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떠들며 올라가다 다른 사람한테 주의를 듣기도 했다. 그 뒤부터는 얘기도 소곤소곤 나누었다. 참나무가 많은 청계산 단풍의 주색은 노랑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한 맛이 있다. 옥녀봉능선을 걷는 산길은 포근하고 편안했다. 양재화물터미널로 내려오는데 두 시간 반이 걸렸다. 산길 걷기를 마치고 양재역사거리로 나와 뒷시간을 가졌다. 여러 차례 선전했던 양재닭집의 치킨..

사진속일상 2020.10.23

요광리 은행나무

거인의 당당한 풍모에 압도되는 천연기념물 84호인 요광리 은행나무다. 줄기 둘레가 13m에 달하고, 수령은 1천 년이 넘는다. 원 줄기는 속이 썩어 시멘트로 채웠고, 더 이상 썩지 않도록 통기망을 설치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가지치기를 해서인지 새로 이발을 한 것처럼 산뜻하다. 이 나무가 얼마나 컸던지 부러진 가지로 밥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영험한 나무로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머리가 둔한 아이를 밤중에 나무 밑에 한 시간쯤 세워 두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속설도 있다. 또 나라에 나쁜 일이 생기면 나무가 소리를 내어 알려주고, 마을에 전염병이 돌더라도 사흘 간격으로 나무에 제를 지내면 화를 피해갈 수 있다고 한다. 지금도 해마다 음력 정월 초사흗날이 되면 주민들은 나무 아래서 향목제를..

천년의나무 2020.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