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작가는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문명과 야만의 충돌과 이에 저항하는 생명의 힘에 대해 썼다고 말했다. 소설의 무대는 대륙의 넓은 땅인데 동서로 흐르는 나하(奈河)를 경계로 북쪽의 초(草)와 남쪽의 단(旦) 두 나라로 나누어져 있다. 초는 유목민족이고 단은 농경민족인데, 초가 단을 침공하면서 전쟁이 시작된다. 두 나라에 얽힌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작가가 지어낸 것이다. 역사소설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다. 때도 역사 기록 이전의 아득한 옛날이다. 사람과 나라의 흥망성쇠와 함께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은 말이다. 야백(夜白)과 토하(吐霞)라는 두 말인데 전쟁터를 누비며 인간의 뜻대로 움직이지만 결국에는 야생 상태의 말의 길을 찾아간다. 야백이 스스로 이빨을 빼서 재갈을 벗는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