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8 2

2월에 본 새

오늘 도서관에 다녀오면서 직박구리와 물까치를 많이 봤다. 이젠 새소리에도 유심히 귀를 기울인다. 갈 때 본 한 직박구리는 올 때도 같은 자리에서 계속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마 짝을 찾는 애탄 지저귐이 아닌가 싶다. 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내 눈 앞에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 같다. 도감을 뒤적이며 새 이름을 배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2월에 본 새들을 대충 추려 보았다.

사진속일상 2021.02.28

구들목 / 박남규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 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 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 방바닥만큼 넓었다 차가워지는 겨울이면 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 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 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 온기를 안고 숨어있었다 오포 소리가 날 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 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 주루르 눈물을 흘렸다 호호 불며 일하던 손이 방바닥을 쓰다듬으며 들어왔고 저녁이면 시린 일곱 식구의 발이 모여 사랑을 키웠다 부지런히 모아 키운 사랑이 지금도 가끔씩 이슬로 맺힌다 차가웁던 날에도 시냇물 소리를 내며 콩나물은 자랐고 검은 보자기 밑에서 고개 숙인 콩나물의 겸손과 배려를 배웠다 벌겋게 익은 자리는 아버지의 자리였다 구들목 중심에는 책임이 있었고 때론 배려..

시읽는기쁨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