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4

경주, 천년의 여운

지난달 손주를 데리고 경주에 갔을 때 경주에 대해서 아는 게 너무 없다는 걸 발견하고 나 스스로 놀랐다. 손주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심지어는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을 마주하고도 한 마디 해 주지 못하고 벙어리가 되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다. 은 역사문화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임찬웅 선생이 경주에 대해서 쓴 책이다. 경주에 대한 상식 수준의 지식이라고 얻고자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와 의 기록을 바탕으로 신라의 역사와 경주에 존재하는 고분, 사찰 등 유적지를 설명한다. 다시 경주에 간다면 손주에게 조금은 아는 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망록 겸해서 몇 가지 사실을 간추리면, - '천년 왕국'이라 불리는 신라는 정확히는 992년(BC 57 ~ AD 935)이다. - 거서간,..

읽고본느낌 2023.03.30

손주와 2박3일 여행(2)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의 십리대숲길을 걷고 난 뒤 출렁다리를 보기 위해 대왕암공원으로 갔다. 이번에는 출렁다리가 목적이었으므로 대왕암으로 가는 주 산책로 대신 왼쪽 방향의 출렁다리길로 향했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길이가 300m 정도로 2021년에 만들어졌다. 전국에 출렁다리 건설 붐이 한창일 시기였다. 출렁다리 부근의 해송 숲도 좋았다. 산책로에서 동백꽃도 만났다. 해안을 따라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대왕암을 경유해서 걷는 길은 다음으로 미루었다. 경주로 돌아오면서 읍천 주상절리를 보기 위해 들렀으나 주차장에서 거리가 멀어 포기했다. 어제 스페이스 워크를 걸은 뒤 손주는 다리가 아프다 하고, 바닷가 날씨도 바람이 세고 차가웠다. 동해안을 따라 올아오면서 감포에도 들렀다. 손주는 보는 경치보다 조개껍질을..

사진속일상 2023.02.26

손주와 2박3일 여행(1)

어렵게 시간이 났다. 손주가 방학중이어도 함께 여행을 갈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2박 동안 숙소는 경주에 정해두고 포항, 울산 등을 겸하여 돌아보기로 했다. 출발 전에 손주에게 뭘 제일 먹고 싶으냐니까 대뜸 대게를 말한다. 경주로 가는 길에 일차로 영덕에 들렀다. 음식점에서 대게 코스를 시켰는데 세 마리(홍게 포함)에 30만 원이었다. 대게 요리 전후에 회와 탕이 나왔지만 금액에 비해서는 가성비가 떨어졌다. 그래도 손주가 맛나게 먹는 것을 보니 흐뭇했다. '마른논에 물 들어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모습이 제일 보기 좋다'는 옛말 그대로였다. 더구나 자식보다 더 귀여운 손주가 아닌가. 영덕 삼사공원 해상산책로에는 살짝 실망하고, 바다를 끼고 내려가다가 장사 해안을 잠깐 산책했다. 바람이 심하게..

사진속일상 2023.02.25

경주의 봄

경주에 출장을 다녀왔다. 남녘 지방이라 역시 봄이 한 발 앞서 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길섶에서는 현호색, 꽃다지, 민들레, 괴불주머니 같은 꽃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안압지의 진달래도 환하게 피어났다. 진달래를 보면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그때 고향에서는 이 꽃을 참꽃이라고 불렀다. 봄이 되면 마을 뒷산이 붉게 물들었다. 지금처럼 나무가 우거지지 않아서 더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산을 뛰어다니며 놀다가 배 고프면 진달래를따 먹었다. 그러면 손가락에도 발간 물이 들고 입술은 새까매졌다. 진달래는 가장 어린 시절을 추억케 하는 꽃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보문단지의 벚꽃길은 아직 개화 전이었다. 나무들이 볼그스름하게 꽃망울을 달고 있었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 곧 터져 나올 듯 보였다. 그 때가 되면 어..

사진속일상 200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