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누구의 이야기로 하루를 보냈다 돌아오는 길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 봄비 촉촉 내리는 날 누가 오시나 한두 번 내다보았네 *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 사진관 진열장 아이 못 낳는 아낙이 남의 아이 돌사진 눈웃음지며 들여다본다 * 부들 끝에 앉은 새끼 잠자리 온 세상이 삥 둘러섰네 * 이 세상이란 여기 나비 노니는데 저기 거미집 있네 * 어린 토끼 주둥이 봐 개꼬리 봐 이런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니 * 위뜸 아래뜸 개가 짖는다 밤 손님의 성(姓) 김가인가 박가인가 * 내려갈 때 보았네 올가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한번 더 살고 싶은 때가 왜 없겠는가 죽은 붕어의 뜬 눈 * 설날 늙은 거지 마을 한 바퀴 돌다 태평성대 별것이던가 * 방금 도끼에 쪼개어진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