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지없이 사랑하느니 풀 뜯고 있는 소들 풀 뜯고 있는 말들의 그 굽은 곡선! 생명의 모습 그 곡선 평화의 노다지 그 곡선 왜 그렇게 못 견디게 좋을까 그 굽은 곡선! - 그 굽은 곡선 / 정현종 달팽이의 길, 지렁이의 길은 곡선이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조개가 기어간 흔적도 곡선이다. 고향 마을 뒷산에 난 오솔길도 곡선이다. 꼬부랑 논둑길의 다랑이논은 늘 정겹다. 해와 달도 곡선을 그리며 하늘길을 간다.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 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