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초 3

장마 시작된 전주천

장모님 생신을 맞아 처가쪽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마가 시작된 날과 겹쳐서 사흘 내내 비가 오락가락했다. 비가 소강상태일 때 전주천변 길을 걸었다. 둔치에는 6월의 코스모스 꽃밭이 있었다. 이미 한창이 지난 듯 꽃씨를 받는 사람도 보였다. 전에는 코스모스가 가을의 전령사라 했는데 이젠 옛말이 되었다. 전주천의 여름은 기생초와 개망초꽃으로 환했다. 군데군데 루드베키아가 화려한 치장술을 자랑하고 있었다. 우리말로는 원추천인국이다. 이 꽃을 보면 여름이 깊어가고 있음을 확인한다. 꽃이 피면 시들듯 인간이 사는 일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라면 인간은 다가올 죽음을 예견하며 온갖 근심 걱정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발버둥친들 피고짐을 어찌 막을 수 있으랴. 하물며 어떤 꽃은 개구쟁이의 손에 꺾여서 버려지기도 한..

사진속일상 2023.06.27

무더위 속 경안천 걷기

땡볕 무더위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한낮에는 밖에 나갈 엄두를 못 내겠다. 어제는 오랜만에 가끔 비가 지나면서 구름 많은 날씨였다. 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긴 했으나 습도가 높아서 후덥지근했다. 그래도 햇볕이 가려지니 다행이다 싶어 경안천 걷기에 나섰다. 순전히 걷기 목적으로 경안천을 찾은 것은 반년이 넘은 것 같다. 여름에는 안 그래도 더운데 마스크까지 써야 하니 너무 답답해서 사람이 많은 데는 가지 않는다. 경안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한여름은 사정이 다르다. 그늘이 없는 경안천 길을 걸을 사람은 별로 없다. 예상대로 경안천에서는 아주 드문드문 사람을 만날 뿐이었다. 여름 경안천은 억새 사이에서 기생초가 많이 피어 있었다. 군데군데 꽃길로 조성해 놓았다. 진하고 화려한 화장을 한 듯해서 ..

사진속일상 2021.08.03

기생초

북아메리카 원산의 원예식물로 여름이면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화려한 노랑과 진홍으로 된 색깔이 멀리서도 눈에 확 띈다. 그래서 이름이 '기생초(妓生草)'인가 보다. '기생꽃'이라는 비슷한 이름을 가진 다른 꽃도 있다. 기생꽃은 흰색으로 기생초보다는 훨씬 우아하고 품위가 있으며 만나기도 어렵다. 기생초는 국화과에 속하는데 제일 닮은 꽃은 금계국이다. 금계국이 지고 나면 기생초가 핀다. 기생초 설명에 보면 꽃이 7~10월에 핀다고 하는데, 경안천 기생초는 6월 말인데 벌써 지고 있다. 꽃 색깔이 너무 요란한 면이 있지만, 기생초 꽃밭을 멀리서 보면 꽤 아름답다. 화려한 자태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꽃이다.

꽃들의향기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