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에서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철공소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그는 양철 홈통을 반듯하게 펴는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자전거 짐틀 위에는 두껍고 딱딱해 보이는 성경책만한 송판들이 실려 있었다 교인들은 교회당 꽃밭을 마구 밟고 다녔다, 일주일 전에 목사님은 폐렴으로 둘째 아이를 잃었다, 장마통에 교인들은 반으로 줄었다, 더구나 그는 큰 소리로 기도하거나 손뼉을 치며 찬송하는 법도 없어 교인들은 주일마다 쑤군거렸다, 학생회 소년들과 목사관 뒤터에 푸성귀를 심다가 저녁 예배에 늦은 적도 있었다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집사들 사이에서 맹렬한 분노를 자아냈다, 폐렴으로 아이를 잃자 마을 전체가 은밀히 눈길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주에 그는 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