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탄리 느티나무 동승자가 와, 하고 환성을 터뜨려 후진하여 곁에 가 본 느티나무다. "참 곱다"는 감탄사가 연이어 나온다. 모양새도 색깔도 무척 예쁘다. 이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은 충북 영동군 양산면 호탄리다. 하늘에서 보면 발갛게 익어가는 홍시처럼 보일 것 같다. 마을길은 나뭇가지다. 바람이 부니 황금색 잎이 와사사 뿌려진다. 자연물의 마지막은 이처럼 아름답다. 사람의 노년과 비교하니 더욱 쓸쓸해진다. 천년의나무 2018.11.04
영국사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은행나무다. 충북 영동 천태산 아래 영국사(寧國寺)에 있으며, 천연기념물 223호다. 천 년 나이에 걸맞게 거인의 풍채를 자랑한다. 키는 31m, 가슴 둘레는11m다. 오랫동안 소문만 들었던 이 나무를 마침 노란 단풍이 들었을 때 찾아 보았다. 가을이면 이 나무 아래서 매년 시제(詩祭)를 여는 게 특이하다.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카페에서 주관한다. 또한 발표된 시를 중심으로 시집을 낸다. 올해 시집 제목은 다. 한 나무가 주는 감동이 이런 시 잔치로 연결된 것이리라. 모범적인 지역 문화 운동이 아닌가 싶다. 다른 나무들로도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세월에 장사 없어 온몸이 주글주글 곱던 이마도 주름 골이 깊어지다 골다공증으로 지팡이 여러 개 .. 천년의나무 2018.11.03
반야사 배롱나무 반야사(般若寺)는 영동군 황간에 있는 천년고찰이다. 신라 성덕왕 19년(720)에 의상의 제자인 상원 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절 앞에는 개천이 흐르고 작지만 저수지도 있어 물이 풍부하다. 이곳 지형이 물 위에 뜬 연꽃 모양이라는데 문외한의 눈에는 잘 확인되지 않는다. 반야사에는오래된 한 쌍의 배롱나무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조선조의 건국 당시 무학대사가 주장자를 꽂아둔 것이 둘로 쪼개져서 쌍배롱나무로 되었다고 하는데, 많은 지팡이 전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전설에근거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나무의 수령을 500년으로 추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무 크기는 예상보다 작아 그 나이의 신빙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다만 줄기의 생김새가 만만찮은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해 준다. 꽃도 많이 져서 배롱나.. 천년의나무 2007.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