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파주 7

마장리 향나무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3리에 있는 향나무다. 마장리(馬場里)란 이름은 조선 연산군 때 이곳에서 말을 사육하고 군마 훈련을 시킨 데서 유래한다. 이 향나무는 조선 성종 때 공자 영정을 모신 성시영묘를 짓고 이를 기념하여 심었다고 전한다. 나무를 심은 뒤부터는 맑고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왔다는데, 영험하다고 소문이 나서 마을 이름을 '샘골'로 불리기도 했다. 샘골 우물은 향나무 옆에 복원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향나무는 우람하면서 멋진 수형을 갖고 있다. 춤추듯 옆으로 뻗은 가지는 지지대에 의지하고 있지만 나무에 역동성을 더한다. 향나무 수령은 약 500년이고, 높이는 15m, 줄기 둘레는 3.4m다.

천년의나무 2020.05.01

금촌동 은행나무

파주에 간 길에 잠시 만나고 온 은행나무다. 파주시 보호수로 수령이 500년 정도 되었다. 높이는 20m, 줄기 둘레는 5m다.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한 나무로 믿어서 경사스러운 일이나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두 개의 줄기가 V자 모양으로 생겼는데 지금은 많이 노쇠해 보인다. 마을 공동체의 쇠락과 함께 나무도 생기를 잃어가는 것 같다.

천년의나무 2013.04.12

동패리 회화나무

궁궐이나 향교 또는 한양의 양반 동네에서 볼 수 있는 회화나무 고목을 시골 마을의 정자나무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설마 회화나무일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옛부터 회화나무는 선비[士]를 상징하는 나무다. 과거시험에 합격한 집에서는 기념으로회화나무를 심기도 했다. 회화나무가 왜 선비를 상징하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나무의 생김새가 단정하고 가지가 시원하게 뻗어있어 학자의 자유로운 기상을 나타내기에 적당해서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잘 생긴 나무도 많으니 외모만 가지고 설명할 일도 아닌 것 같다. 파주를 지나다가 교하읍 동패3리에 있는 이 나무를 우연히 만났다. 나무는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하기도 쉽지 않았다. 나무 높이는20 m이고 줄기둘레는4 m이며, 수령은 2..

천년의나무 2009.06.18

자운서원 향나무

율곡 선생의 자운서원(紫雲書院)에는 멋드러지게 생긴 향나무도 있다. 서원 본건물 앞에비스듬히 누워서 자라는 향나무 줄기의 곡선미가 빼어나다. 크거나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자태가 무척 아름답다. 이런 나무를 만나면 서원 자체보다 나무에 눈길을 빼앗기게 된다. 자운서원에서 향나무를 만나니 옛 선비들의 삶의 향기가 전해지는 것도 같다. 옛사람들은 공부를 대하는 태도가 지금과는 달랐지 않았나 싶다. 옛사람들의 책읽기는 참사람이 되는 길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물론 과거에 합격하기 위한 현실적인 목적도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기 위한 방편이었다. 지금처럼 공부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옛 선비들은 지(知)와 행(行)의 일..

천년의나무 2009.03.12

자운서원 느티나무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자운서원(紫雲書院)은 율곡 이이 선생의 학문과 덕망을 섬기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광해군 7년(1615)에 창건하고 효종 원년(1650)에 사액(賜額)을 받았는데 선생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향을 올리던 곳이다. 또 서원 안쪽 산기슭에는 선생을 비롯한 가족묘가 있다. 이곳 자운서원 강인당(講仁堂) 앞에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다. 적어도 500 년은 되어 보이는데 괴목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생김새가 우락부락하다. 그리고 줄기나 가지에 많은 상처의 흔적이 남아있어 성장 환경이 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자운서원은 한국전쟁 때 완전히 파괴되어 새롭게 건축한 것이다. 이 느티나무 또한 전화에서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산 아래에 넓게 자리잡은 자운서원은 깔끔하게 단정되어 있는데, ..

천년의나무 2009.03.12

화석정 느티나무

경기도 파주에 있는 화석정(花石亭) 주변에는 오래된 느티나무들이 많다.나이가 많은 것은 500 년 쯤으로 추정되니까 아마 이 중 몇은 율곡 선생과도 함께 하지 않았나 여겨진다. 옛 화석정은 한국전쟁 때 불에 타 없어지고 지금의 정자는 1966 년에 다시 지은 것이다. 깔끔한 새 건물이어서 고취를 풍기는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행히건물 양쪽에 두 그루의 느티나무 고목이 있고, 앞쪽으로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있어 이곳의 역사성을 말해주고 있다. 만약 느티나무가 없었다면 화석정은 더욱 썰렁했을 것이다. 그 중에서 화석정 오른쪽에 있는 나무가 가장 오래 되어 보인다. 줄기는 썩어서 보형재로 채워져 있지만 가지들은흐트러짐 없이 잘 자라고 있다. 왼쪽 느티나무는 수령은 오래 되어 보이지 않지만 모양이 단아하고 예..

천년의나무 2009.03.08

헤이리 느티나무

경기도 파주에 있는 헤이리 문화예술마을은 10년 전부터 조성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마을이다. 15만 평의 공간에집, 작업실, 갤러리, 카페 등으로 사용되는 예술적인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다. 생태마을을 지향한다는데 건물들은 페인트나 타일을 바르지 않고 담장도 없는 자연과 소통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서울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그런데 이 예술인 마을이 나에게는 너무 상업적 냄새가 나서별로 좋은 인상을 갖지 못했다. 현대의 트랜드가 돈과 문화라지만 여기서 순수한 예술의 향기를 맡기는 어려웠다. 대중과 가까이서 호흡하는 이런 문화적 장치도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예술이 지나치게 돈과 유희 쪽으로 기울어지는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이곳은 야경이 멋있다는데 환경생태마을이라면 밤에..

천년의나무 2007.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