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평창 3

약수리 느릅나무(2023)

10년 만에 다시 만난 평창 약수리 느릅나무다. 이번에 옆을 지나갈 때는 구면인 줄 몰랐다. 뭔가 눈에 익은 구석이 있어 자료를 찾아봤더니 꼭 10년 전에 대면했던 나무였다. 어찌 일일이 다 기억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나 책이나 나무나 마찬가지다. 한참 기억을 더듬고 나서야 인연이 있었음을 알아챈다. 나무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다. 다만 도로와 콘크리트 벽 사이에서 너무 옹색하게 느껴진다.

천년의나무 2023.04.28

약수리 느릅나무

수령이 460년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느릅나무가 아닌가 싶다. 키도 크고 풍채도 우람하다. 안내문에는 키가 25m, 줄기 둘레가 5.5m로 적혀 있다. 평창을 지나는 국도 31호선 가에 있다. 옆으로는 평창강이 흐른다. 나무는 강과 도로 사이에 끼여 옹색한 게 아쉽다. 도로 건너편에 있는 음식점 이름이 '느티나무집'이다. 아마 이 나무를 느티나무로 착각한 것 같다. 느티나무도 느릅나뭇과니 둘은 비슷한 데가 많다. 느릅나무를 한자로는 '유(楡)'라고 쓰는데, 예부터 목재로서의 가치가 아주 높았다. 나무 재질이 그만큼 단단하다. 또 느릅나무 껍질은 소나무 껍질처럼 구황식물로 이용되었다. 어렸을 적 기억인데 이웃집에서 느릅나무 잎과 가지를 삶아 약으로 드시는 것도 보았다. 느릅나무가 지금은 생소하지만 ..

천년의나무 2013.09.14

방아다리약수 전나무길

강원도 계방산 자락에 방아다리약수가 있다. 약수에서는 쇠맛이 나고,주변이 붉은 앙금으로 덮여 있어 이 약수에는 철분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약수보다도 주차장에서부터 약수터에 이르는 300 m 정도 되는 전나무길이 더 좋다. 양쪽으로 도열한 전나무를 벗하며 흙길을 따라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전나무도 그다지 큰 편이 아니어서 도리어 정겹다. 길은 호젓하고 아담하다. 이 길에 들면 그동안 내 마음이 얼마나 시끄러웠고 번잡했음을 알게 된다. 도시에서만 사는 사람은 도시를 모르고, 숲속에서만 사는 사람은 숲을 모른다. 조용하고 고요한 세계를 만나니 내 마음속의 소란이 저절로 드러난다. 또한 텁텁한 약수 한 모금이 부드러운 물맛을 상기시켜 준다. 아무리 약수가 좋다한들 늘 상용할 수야..

천년의나무 2008.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