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함양 6

개평리 소나무

함양에 있는 개평리는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비롯해 옛집들이 많이 남아있어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마을이다. 마을을 한 바퀴 돌다가 언덕 위에 있는 이 소나무를 발견했다. 소나무는두 그루가 있는데 하나는 마을쪽으로 굽어 있고, 다른 것은 마을 반대쪽으로 굽어 있다. 둘 다 꼬부랑 할머니처럼 줄기가 거의 90도 각도로 꺾여 있다. 마을쪽으로 굽은 나무는 쇠줄에 지탱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넘어져 버릴 정도로 무게 중심이 심하게 아래쪽으로 쏠려 있다. 그런데 두 번째 나무는 죽어버린 듯 줄기와 가지만 앙상하다.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 안내문에는 이 나무가 처진소나무에 속하며 높이 16m, 둘레3m, 가지의 폭은 21m에 이른다고 되어 있다. 크기로 봐서는 두 번째 나무 ..

천년의나무 2007.09.08

금대암 전나무

금대암(金臺庵)으로 오르는 길은 멀다. 국도에서 벗어나 가파른 1단의 산길을 3km 정도는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금대암에 서면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 연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금대암은 지리산을 조망하는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금대암 앞에 이 전나무가 우뚝 서 있다. 키가 40m, 줄기 둘레가 3m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전나무라고 한다. 추정 수령은 약 6백년이다. 전나무 자체가 그렇지만 곧게 뻗은씩씩한 기상이 배경의 지리산과 아주 잘 어울린다. 암자 아래 대숲길을 조금만 내려가면 이 전나무에 닿을 수 있다. 밑에서 위를 바라보면 우람한 기상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러나 산 아래쪽 방향의 가지들은 많이 잘려나가 있다. 또 줄기 아래쪽에도 타원형의 큰 흉텨가 생겨 있다. 나무..

천년의나무 2007.08.31

목현리 구송

나무를 찾아가는 여행에서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복잡한 도시보다도 시골길의 목표물을 찾아가기가 어떤 면에서는 더 어렵다. 네비가 없었더라면 지도와 맞추며 더 힘들게애써야 했을것이다. 목현리 구송은 휴천면사무소를 목적지로 정해 놓으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들판 가운데에 홀로 서 있는 이 나무는 멀리에서도 쉽게 눈에 뜨였다. 반송인데 구송(九松)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줄기가 아홉 개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곱 개밖에 남아있지 않다. 안내문에 보면 이 나무는 약 3백년 전, 이 마을에 처음 들어온 진양 정씨의 학산공이심었다고 한다. 반송이 원래 멋들어진 나무지만 이 나무는 특히나 그 자태가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 내 눈에는 마치 두 발을 모으고 서 있는 발레리나처럼 눈이 부시게..

천년의나무 2007.08.30

학사루 느티나무

학사루 느티나무는 함양초등학교 구내에 있다. 원래는 학사루(學士屢)가 있었으나 1979년에 함양군청 앞으로 옮겨져서 지금은 나무만 남아 있다. 이름은 옛 그대로 학사루 느티나무로 부른다. 안내문 설명에 따르면 이 느티나무는 조선시대 영남학파의 종조인김종직 선생이 함양군수로 있을 때(1471-1475) 객사인 학사루 앞에 심었다고 한다. 따라서 수령은 약 600년가까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나무 높이는 21m, 가슴높이 둘레는 8.3m이며, 천연기념물 407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느티나무는 균형 잡히고 단아한 모습이 우리나라 느티나무 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처음 본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큼 조형미가 빼어났다. 마치 옛 양반가의 귀티나는 안방마님 같은 인상이다. 긴 세월의 풍파도 이 나무를 비켜간 것 ..

천년의나무 2007.08.29

상림 사랑나무

서로 다른 두 나무의 가지나 몸통이 합쳐져 하나가 된 것을 연리지(連理枝) 또는 연리목(連理木)이라고 한다. 예전부터 이런 나무는 무척 귀하고 상서롭게 여겼던 것 같다. 특히 연리목은 그 모양 때문에 부부간의 금슬이나 남녀간의 애정을 상징한다. 두 몸이 하나가 되는 형상에서 당연히 그런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상림에 갔을 때 연리목 두 그루를 보았다. 그 중의 하나가 '사랑나무'라고 이름이 붙은 이 나무다. 특히 이 연리목은 수종이 다른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의 몸통 아랫 부분이 결합되어 있어 특이하다. 보통의 연리목은 같은 수종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내문에 보면 이 나무 앞에서 서로 손을 꼭 잡고 기도하면 부부간의 애정이 더욱 두터워지고, 남녀간의 애정이 이루어지며 소원성취한다고 되어..

천년의나무 2007.08.28

함양 상림

고향이함양인 동료로부터 상림 자랑을 들은 차에 주말을 기다려 애마의 방향을 그쪽으로 돌렸다. 상림은 천년이 넘은 인공숲이라는 것, 우리나라 최고의 아름다운 숲이라는유혹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상림(上林)은 함양읍내 위천(渭川) 강가에 있는 숲으로 신라 말기인 진성여왕 때(재위 887-897)에 당시 태수였던 최치원 선생이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둑을 쌓고 만들었다고 한다.무려 1100년이 넘는 인공숲이다. 수많은 나무들이 죽고나고를 반복하며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기만 하다. 100m 안팎의 폭으로 길게 조성된 상림의 면적은 현재 약 6만 평이고, 100여 종이나 되는 2만여 그루의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주된 수종은 낙엽활엽수인 참나무와 서어나무 종류라고한다. 상림의 특징은 인..

천년의나무 2007.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