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5

20층 계단 오르기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수도권에서는 한 달째 열대야(熱帶夜)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 신기록이라고 한다. 8월 하순에 접어들었건만 폭염의 기세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2024년은 가장 뜨거운 여름으로 기록될 듯하다. 내가 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바깥 걸음은 가능한 한 피한다. 가만히 있으면 소란한 마음이 잦아들고 더위도 멀어진다. 한낮에는 선풍기나 에어컨의 도움을 받으며 소파에 누워 책을 읽는 것이 나의 피서법이다. 굳이 바다나 계곡으로 찾아갈 이유가 없다. 책 속에 바다가 있고 산이 있고 멋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웃고 울다 보면 더위도 어느 정도는 잊힌다. 그래서 수치상의 더위와 내가 느끼는 더위는 다르다. 이리 편안하게 지내도 괜찮은지 가끔씩 미안하고 두려..

사진속일상 2024.08.19

보신탕 한 그릇

염제(炎帝)의 위력이 대단하다. 매일 에어컨 신세를 지는 게 어느덧 두 주째다. 무더위 속에서 무리할 일은 없지만 활동량이 적으니 몸의 기력이 떨어지는 게 확연하다. 에너지 보충을 위해 아내와 보신탕 집을 찾았다. 근년에는 보신탕 먹을 기회가 한 해에 한두 번밖에 안 된다. 전에 비해 확 줄었다. 대신 추어탕을 주로 한다. 그래도 한여름이 되면 가끔 보신탕에 구미가 당긴다. 아내가 뇌 수술을 받은 뒤에 조리를 하면서 보신탕을 참 많이 먹었다. 의사도 기력 회복과 상처가 빨리 아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권했다. 거의 한 달은 상식을 했을 것이다. 나는 퇴근하면서 보신탕을 사 가지고 가는 게 일과였다. 아내가 회복하는 데 보신탕의 도움이 컸다고 확신한다. 어느 신부님이 하는 말을 들었다. 오래전 신학교에 다닐..

사진속일상 2021.07.30

개똥지빠귀도 "덥다 더워"

여름 한낮, 나뭇가지에 개똥지빠귀 한 마리가 입을 벌린 채 힘겹게 앉아 있다. 가까이 다가가도 만사가 귀찮다는 듯 거들떠보지 않는다. 보통 때 같으면 작은 인기척에도 훌쩍 도망갔을 테다. 개똥지빠귀가 내쉬는 가쁜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여름 더위가 힘든 것은 새들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너무 집안에만 있는 것 같아 일부러 한낮을 골라 도서관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탈까 했지만 좀 힘겹더라도 걷는 쪽을 택했다. 돌아와 샤워를 하니 개운하고 좋다. 덥다고 불평하지만 이것이 여름다운 날씨가 아닌가. 미세먼지 없이 맑은 데다 하늘은 본래 색깔대로 파랗다. 거기에 흰 구름의 장난질 치는 모습이 볼 만하다. 이 또한 멋진 계절이 아닌가!

사진속일상 2021.07.27

2018년 여름

아침 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졌다. 한낮 햇볕이 뜨거워도 30도에 미치지 못하니 여름의 기세가 푹 꺾였다. 2018년 올여름의 더위는 대단했다. 기상 관측 이래 제일 더웠다는 1994년의 기록을 대부분 갈아치웠다.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이 된 날인 폭염 일수는 올해가 31.2일로 1994년의 31.1일을 넘어섰다. 40도를 넘어선 경우도 여섯 차례나 발생했다. 특히 8월 1일 기록한 홍천의 41.0도는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그날 서울도 39.6도를 찍었다. 그전까지는 낮 최고 기록이 1942년에 대구 40도가 유일했다. 전국 기상 관측소의 64%에서 역대 최고 기온이 올해 작성됐다. 이만하면 가공할 더위를 올여름에 경험한 셈이다. 거의 한 달 반 동안 외출은 엄두도 못 내고 집에서 에어컨과 함..

길위의단상 2018.09.01

이열치열 산행

올 여름 불볕더위가 대단하다. 연일 폭염경보다. 서울 지역에서는 열이틀 연속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요사이는 에어컨 덕을 톡톡히 본다. 작년에는 에어컨을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에어컨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전 직장 동료 H와 아차산과 용마산을 걷는 짧은 산행을 했다. 늦으막한 시간인 오후 4시에 만났다. 간단히 생수병 하나만 들었다. 산에 들어 땀을 흘리니 몸이 개운해졌다. 덥다고 집에서 빈둥댈 일만 아니다. 용마산에서는 서울 시내의 전망이 환했다. 태평양고기압의 영향 탓인지 대기가 맑고 쾌청했다. 기분도 환해졌다. 밖에 나오길 잘 했다. 저 산 아래는 20대 때 내가 살던 곳이다. 그때 오르내리던 산길을 따라 내려갔다. 산은 그대로인데 인간 세상은 많이도 변했다. * 산행 시간; 16:00 -..

사진속일상 201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