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진공원 6

덕진공원 연꽃(2022)

여름에 전주에 오면 덕진공원은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올해는 공원을 재정비해서 훨씬 깔끔해졌고, 연꽃도 더욱 탐스럽게 피어났다. 때를 잘 맞추었는지 이제까지 본 덕진공원 연꽃 중에서 올해가 제일 화려했다. 이곳은 500여 년 전부터 넓은 늪이 있어 연당(蓮塘)의 향기가 감쌌으며 단오절이면 각지에서 아낙네들이 모여들어 머리를 감으며 즐기는 유서 깊은 경승지였다고 한다. 현대적인 공원으로 조성된 건 1974년이었다. 내가 처음 덕진공원에 간 때가 1980년이었는데 호수를 가로지르는 현수교와 정자가 있었다. 뱃놀이를 하는 오리 배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넓은 호수 대부분이 연꽃으로 덮여 있다. 정오가 되니 너무 뜨거워서 구경 나온 사람들도 줄어들었다. 손주는 한 바퀴를 돌더니 시원한 아이스크림만 찾..

꽃들의향기 2022.07.29

덕진공원 연꽃(2020)

장마중에 전주 덕진공원을 찾았다. 계속 내리는 비로 개화한 연꽃은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게 드물었다. 새로 피어나는 꽃봉오리만 변함 없이 씩씩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에 호수 둘레를 한 바퀴 돌았다. 덕진공원 연꽃은 호수 전체를 뒤덮고 있다. 옛날에는 호수에서 보트놀이를 했는데 이제는 그럴 공간이 사라졌다. 그리고 또 하나 달라진 게 있다. 덕진공원 호수 가운데를 가르지르는 연화교가 철거되고 새 다리가 건설중이다. 옛 다리는 너무 노후해서 현대적 디자인의 새 다리를 만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내년에는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꽃들의향기 2020.07.17

덕진공원 연꽃

전주에 처음 갔을 때 소개 받은 곳이 덕진공원이었다. 30여 년 전이었다. 대개 첫 기억은 선명히 뇌리에 남아 있어 지금도 전주라는 말을 들으면 덕진공원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덕진공원은 여름 연꽃이다. 넓은 덕진호를 가로지르는 현수교와 팔각정도 그때와 같은 모습이다. 너무 많은 게 빨리 변하는 도시에서 늘 여전한 풍경으로 남아 있다는 건 드물다. 사연이 어떠하든 가끔씩 전주를 찾아 추억을 반추해 보는 사람에게는 고마운 일이다. 전주 시민도 마찬가지 생각일 것이다. 보수하며 옛 모습을 지켜 나가는 것이 어쩌면 더 귀할지 모른다. 연꽃은 현수교를 기준으로 한 쪽 호수를 가득 채우고 있다. 보통 같으면 지금이 한창 때지만 올해는 이미 절정을 지나고 연밥이 여물기 시작한다. 그래도 시차를 두고 피어나는 늦둥..

꽃들의향기 2014.07.18

관촉사 은진미륵과 덕진 연꽃

전주에 가는 길에 논산에 있는 관촉사에 들러 은진미륵을 만났다. 아마 30년 가까이 되었을 것이다. 아내와 여행 중에 은진미륵을 본 기억이 있어 다시 한 번 그 장소를 가보고 싶었다. 그때는 버스에서 내렸더니 바로 길옆에 미륵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리고 부근 식당에서 육개장을 먹었었는데 초여름의 주변 풍경이 사진에 찍힌 듯 선연하게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에 찾은 은진미륵은 그때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기억에서 무언가 착각이 생긴 것 같다. 그럼 머릿속에 새겨진 그곳은 어디일까? 고려 시대 때 창건된 관촉사(灌燭寺)는 어수선한 느낌이 드는 절이었다. 건물의 모양새나 배치가 산만해 보였다. 보통 은진미륵이라고 부르는 석조미륵보살입상(石造彌勒菩薩立像)이 경내에 있다. 이 미륵상은 높이가 18 m..

사진속일상 2009.08.16

덕진 연꽃

전주에 간 길에 덕진공원에 들리다. 공원 안에 있는 넓은 호수에는 마침 연꽃이 만개해서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올해는 긴 장마에 흐린 날이 계속되어 연꽃의 개체수가 적다고 하지만 그래도 외지인의 눈에는 여전히 장관으로 보인다. 하나가 주는 아름다움도 있지만 이렇게 수 많은 무리들이 어울려 만드는 아름다움도 있다. 연꽃이 주는 이미지는 역시 종교적이다. 꼭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어서가 아니라 탁한 물과 짙은 색깔의 연잎을 배경으로 솟아올라 환하게 피어난 연꽃을 보노라면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연꽃에서는 침범할 수 없는 경건함과 고귀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연꽃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표정들도 아름답고 선한 기운으로 가득한 것 같다.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수녀님과 비구니 스님..

꽃들의향기 200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