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 3

망악(望嶽) / 두보

태산의 모습 어떠한가 제나라에서 노나라까지 푸르름 끝이 없어라 하늘은 이곳에 온갖 신비함을 모았고 산빛과 그림자는 밤과 새벽처럼 갈린다 피어오르는 뭉게구름에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 크게 뜨고 돌아가는 새를 바라본다 언젠가 반드시 저 꼭대기에 올라 소소한 뭇 산을 한번 굽어보리라 垈宗夫如何 齊魯靑未了 造化鐘紳秀 陰陽割昏曉 탕胸生曾雲 決자入歸鳥 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 - 望嶽 / 杜甫 3년 전에 중국 태산(泰山)에 올랐다. 7천 개가 넘는 계단을 걸어 남천문에 닿았고, 일출을 보기 위해 정상에 있는 호텔에 묵었다. 그런데 한밤중이 되자 시끄러워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문을 여니 호텔 복도는 새우잠을 자는 중국인들로 걸어가기조차 힘들었다. 호텔 밖에는 더 놀랄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여기저기 누워 있는 사람들 ..

시읽는기쁨 2015.03.30

곡강이수 / 두보

한 조각 꽃잎이 져도 봄빛이 줄어드는데 만점 꽃잎이 바람에 날리니 참으로 시름에 잠기네 봄을 마음껏 보려고 하나 꽃잎은 눈을 스치고 지나가니 어찌 몸이 상할까 두렵다고 술을 마시지 않으리 강가 작은 정자에는 비취새가 둥지를 틀었고 부용원 뜰가 높은 이들 무덤에 기린 석상도 뒹구는구나 세상이치를 따져 보건대 마땅히 즐거움을 따를지니 어찌 헛된 영화에 이 한 몸 얽맬 필요가 있으랴 조회에서 돌아오면 날마다 봄옷을 저당 잡혀 매일 곡강에서 만취하여 돌아오네 얼마 안 되는 술빚은 가는 곳마다 있기 마련이지만 인생살이 칠십년 살기는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 꽃 사이를 맴도는 호랑나비는 꽃 깊숙이 숨어 있고 강물 위를 스치는 물잠자리는 유유히 나는구나 전해오는 말로 아름다운 경치도 모두 흘러가는 거라 하니 잠시나마 서..

시읽는기쁨 2011.05.02

春望 / 杜甫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感時花천淚 恨別鳥驚心 峰火連三月 家書抵萬金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나라는 깨져도 산하는 남고 옛성에 봄이 오니 초목은 우거졌네 시세를 설워하여 꽃에도 눈물짓고 이별이 한스러워 새소리에도 놀라네 봉화 석 달이나 끊이지 않아 만금같이 어려운 가족의 글월 긁자니 또 다시 짧아진 머리 이제는 비녀조차 못 꽂을래라 세상은 어지러워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온다. 작금의 정치적 사태를 보면 역사와 인간의 진보에 대한 믿음을 쓰레기통에나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 이젠 어느 누구든지 또는 어느 집단이든지 비난할 의욕도 없다. 다만 내 스스로가 슬프고 자괴감만 들 뿐이다. 이 시는 756년, 그의 나이 46세 때 杜甫가 안녹산의 반란군에 점령당한 장안에 남아 있으면서 지은 노래이다. 國..

시읽는기쁨 200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