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도 3

비행기를 보면 가슴이 뛴다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 가슴이 뛴다. 탈것에 대한 동경이 있지만 그중에 제일은 역시 비행기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해 보고 싶은 직업 일순위는 여객기 조종사다. 어렸을 때 고향 마을 앞을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운전석에 앉고 싶다는 꿈을 가졌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는 잠시 철도고등학교에 관심을 두기도 했다. 그런데 비행기 조종에 대해서는 아예 엄두를 내지 않았다. 지금처럼 비행기가 보편화되고 다양한 조종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면 목표로 했을지 모르겠다. 영종도에 가는 길에 하늘정원에 들러서 비행기 구경을 실컷 했다. 하늘정원에서는 인천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가 머리 위로 지나간다. 멀리 남쪽에서 한 점으로 나타나서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잠시 뒤면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며 머리 위를 스쳐 간다. 창에는 ..

사진속일상 2022.02.18

무의도 일몰

스페인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가까이 있는 무의도에 갔다. 마침 저녁 시간이어서 식사를 할 겸 일몰을 보기 위해서였다. 작년에 친구가 유럽 여행을 다녀오며 바로 텃밭으로 달려가서 물 주고 잡초를 뽑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피곤해서 한시 빨리 집에 가 쉬고 싶을 텐데 먼저 텃밭으로 달려가는 에너지가 부러웠다. 나도 흉내내 보고 싶었고, 텃밭이 없으니 대신 섬을 택했다. 무의도는 최근에 다리로 연결되어 차가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었다. 새로 만든 무의대교도 구경하고 싶었다. 하나개해수욕장에는 마침 해가 지고 있었다. 잔잔한 노을이 예뻤다. 아직 해수욕 철이 아닌데 텐트도 여럿 보이고, 방갈로에서는 가족 단위로 온 손님도 있었다. 해가 지고 나니 갯벌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

사진속일상 2019.07.09

무의도에 가다

인천공항에서 두 모녀를 배웅하고 차를 서쪽으로 돌려 무의도에 가다. 무의도(舞衣島)는 한자 이름을 풀이하면'춤추는 무희의 의상'이 되는데 그만큼 섬 모양이 부드럽고 아름답다는 뜻일 것이다. 실제로도 멀리서 바라보는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을 준다. 무의도는 영종도와 지척의 거리에 있다. 소리를 지르면 건너편에 들릴 정도로 가깝게 보이는데 아직 다리가 건설되지 않아 카페리가 수시로 다니며 차와 사람을 나르고 있다. 무의도의 산은 국사봉과 호룡곡산의 두 봉우리가 있다. 둘 다 200m 급의 그다지 높지 않은 나지막한 산이다. 산길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어 가볍게 걷기에 좋다. 능선을 따라서는 소나무가 많아 흙 위에 다시 갈비가 소복하게 덮여 있어 폭신하다. 오전이어선지 찾아온 등산객도 거의 없어 혼자서 호젓하게 ..

사진속일상 200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