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몰랐지 늦가을을 제일로 숨겨놓은 곳은 늦가을 빈 원두막 살아도 살아갈 곳은 늦가을 빈 원두막 과일을 다 가져가고 비로소 그 다음 잎사귀 지는 것의 끝을 혼자서 다 바라보는 저곳이 영리가 사는 곳 살아도 못 살아본 곳은 늦가을 빈 원두막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못 살았지 -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 문태준 수확이 끝난 빈 들판의 빈 원두막은 모든 것 다 내어주고 참 편안하다. 비어있음의 충만이다. 욕심도 버리고 원망도 내려놓고, 아무도 없는빈자리에는 바람이 지나고 하늘이 깃들게 하리. 그러나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못 사는 사람 많다. 단풍 속으로 들어간다고 모두가 가을을 사는 것은 아니듯이 말이다. 그런데 이 시에 나오는 '영리'란 무슨 뜻일까? 사람 이름일까? 사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