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리향 2

손주 따라 광릉수목원에

손주들 여름휴가 끝에 합류해서, 집으로 돌아오며 광릉수목원에 들렀다. 태풍이 지나간 뒤 습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아이들은 시원한 산림박물관에 들어가서 나올 줄을 모른다. 이 더위에도 제일 싱싱하고 화려한 꽃이 무궁화다. 시련이 닥칠 때 더 강해지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는 것 같다. 무궁화 정원에서는 다양한 품종을 볼 수 있다. 아이들 크는 건 말하는 데서 느낄 수 있다. 어른 투의 표현에 깜짝 놀란다. 우리 어릴 때는 아이들과 주로 어울려 지냈으니 대개 아이들 말투였다. 지금 아이들은 어른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어휘도 어른이 쓰는 걸 흉내 낸다. 그래서 더 성숙해져 보이는가 보다. "외할아버지, 행복하게 사세요." 첫째 손주가 헤어지며 진지하게 말한다. 여덟 살짜리가 '행복'이 무엇인지 알까?..

사진속일상 2019.08.09

백리향

향기가 백리를 가는 꽃이다. 얼마나 향기가 강하면 그럴까 싶지만 실제 맡아보면 그렇지도 않다. 백리향보다 더 짙은 향기의 꽃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천리향도 있고 만리향도 있으니 백리향은 그래도 애교스럽다고나 할까, 어쨌든 그 이름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꽃이다. 백리향은 작은 키의 나무다. 다 자라도 높이가 20 cm에도 못 미친다. 높은 산 바위 틈 같은 데서 자란다는데 아직 야생 상태로는 보지 못했다.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도시의 화단을 장식하고 있는 이 꽃은 왠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선지 향기를 맡아보아도 이름값을 할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깊은 산속에서 이 백리향을 꼭 만나고 싶다. 백리까지 향기를 뿜는다는 이꽃을 보면서 나는 어떤 향기를 가지고 있..

꽃들의향기 2010.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