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백리향

샌. 2010. 6. 25. 11:16


향기가 백리를 가는 꽃이다. 얼마나 향기가 강하면 그럴까 싶지만 실제 맡아보면 그렇지도 않다. 백리향보다 더 짙은 향기의 꽃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천리향도 있고 만리향도 있으니 백리향은 그래도 애교스럽다고나 할까, 어쨌든 그 이름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꽃이다.

 

백리향은 작은 키의 나무다. 다 자라도 높이가 20 cm에도 못 미친다. 높은 산 바위 틈 같은 데서 자란다는데 아직 야생 상태로는 보지 못했다.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도시의 화단을 장식하고 있는 이 꽃은 왠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선지 향기를 맡아보아도 이름값을 할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깊은 산속에서 이 백리향을 꼭 만나고 싶다.

 

백리까지 향기를 뿜는다는 이꽃을 보면서 나는 어떤 향기를 가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작은 꽃 한 송이도 주변을 향기롭게 하는데 나는 과연 어떤 향기를 내고 있는 걸까. 사람의 향기는 사랑이 담긴 말과 따뜻한 표정이 아닐까. 나는 주변을 얼마나 따스하고 행복하게 하고 있는 걸까. 도리어 미워하고 질시하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꽃은 얼마나 행복하기에 저토록 끊임없이 고운 향기를 내뿜고 있는 걸까. 사람이 꽃보다 결코 아름다운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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