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손주 따라 광릉수목원에

샌. 2019. 8. 9. 10:19

손주들 여름휴가 끝에 합류해서, 집으로 돌아오며 광릉수목원에 들렀다. 태풍이 지나간 뒤 습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아이들은 시원한 산림박물관에 들어가서 나올 줄을 모른다.

이 더위에도 제일 싱싱하고 화려한 꽃이 무궁화다. 시련이 닥칠 때 더 강해지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는 것 같다. 무궁화 정원에서는 다양한 품종을 볼 수 있다.

아이들 크는 건 말하는 데서 느낄 수 있다. 어른 투의 표현에 깜짝 놀란다. 우리 어릴 때는 아이들과 주로 어울려 지냈으니 대개 아이들 말투였다. 지금 아이들은 어른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어휘도 어른이 쓰는 걸 흉내 낸다. 그래서 더 성숙해져 보이는가 보다.

"외할아버지, 행복하게 사세요." 첫째 손주가 헤어지며 진지하게 말한다. 여덟 살짜리가 '행복'이 무엇인지 알까? 아이한테서 행복하라는 말을 들으니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행복'이 뭔지, 손주의 말이 자꾸 되새겨지며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향기가 백 리를 간다는 백리향(百里香) 앞에서 부끄러워지다. 내 향기는 집안이나 채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악취라도 면했으면, 사람들이 피하지만 않아도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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