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5

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

최근에 지인이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걷고 왔다. 생장피드포르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km를 40일 동안 걸은 대장정이었다. 산티아고 길은 10년 전만 해도 내 버킷 리스트 순위 3번 안에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 그렇지만 지인이 다녀온 얘기를 들으니 불씨가 다시 살아난다. 는 내 바람과 같은 제목의 책으로, 일본 여성 오노 미유키가 산티아고를 걸은 이야기다. 그녀는 공황장애를 앓을 정도로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다가 산티아고 길을 찾았다. 부제가 '먹고 마시며 걷는 36일간의 자유'다. 평범한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카미노 데 산티아고만의 매력을 그녀는 일곱 가지로 정리한다. - 숙박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 밥이 맛있고 저렴하다. - 전 세계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관을 접할 수 있다. ..

읽고본느낌 2018.06.26

나의 산티아고

바란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도달할 수 없는 꿈도 있다. 나에게는 산티아고가 아직 그러하다. 그 길에 서고 싶지만 자신이 없다. 체력적인 이유는 아니다. 지금은 그저 다른 사람의 체험으로 간접 경험을 한다. 이 영화 '나의 산티아고'는 독일의 인기 코미디언인 하페가 과로로 병을 얻어 수술을 받고 무력감에 시달리다가 생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산티아고를 걸은 이야기다. 42일 동안 800km를 걸었다. 산티아고를 낭만적으로만 볼 수 없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하루에 20km 넘게 걸어야 하는 건 고행에 가깝다. 인기 연예인에게 산티아고의 숙소나 음식은 견디기 힘든 조건이다. 더구나 각자 다른 사연으로 길을 찾아온 사람들 사이의 갈등도 있다.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외로움과 정면으로 대..

읽고본느낌 2017.06.19

지금 여기, 산티아고

후배가 지금 산티아고 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하순에 출국했으니 20일 넘게 걷고 있는 중이다. 카톡으로 보내오는 사연을 보면 하루에 40km 넘게 걷는 날도 있다니 굉장히 강행군을 하는 모양이다. 체력이 좋으니 다른 사람보다 일주일 정도는 빨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할 것 같다. 내가 산티아고를 안 건 10년 전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때였다. 아마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 때문에 걷기 열풍이 해외로 확장되었을 것이다. 산티아고는 단순한 걷기가 아니라 영적인 순례 여정이라는 의미가 있어서 더욱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지금도 찾는 사람이 이어지고 있다. 퇴직하면 나도 산티아고 길을 걷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직장을 떠난 지도 어느덧 5년 차가 되었..

읽고본느낌 2016.04.18

산티아고, 거룩한 바보들의 길

리 호이나키(Lee Hoinacki)는 65세가 되던 1993년에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걸었다. 프랑스 생장피도포르에서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800 km에 이르는 길을 31일 동안 혼자 걸은 것이다. 이 길은 가톨릭의 순례길이다.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를 따라 대서양까지 이어진다. 산티아고에 성 야고보의 시신이 있다고 믿은 사람들은 서기 1000년경부터 서쪽을 향해 순례 여행을 떠났다. 특히 중세 때는 순례 행렬이 대단했다고 기록은 전한다. 호이나키는 일리치의 추천으로 생애의 느지막이 이 길에 섰다. 은 한 달에 걸친 그의 순례 기록이며 신앙 고백이다. 호이나키는 에서 만났던 분이다. 젊었을 때 도미니크 수도회에 입회해서 중남미 지역에서 사목활동을 하다가 사회정의의 실현을 위해 일리치와 함께 ..

읽고본느낌 2010.11.05

카미노 데 산티아고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는 ‘산티아고로 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야곱이 예수의 처형 후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스페인까지 걸어왔다고 한다. 야곱은 후에 순교해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묻혔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졌다. 그런데 9세기 초, 어느 기독교 수행자가 외진 골짜기에서 그의 유골을 발견하면서 그 위에 성당을 짓고 성지로 되었다. 그때로부터 유럽의 기독교인들은 산티아고로의 성지순례를 시작했고, 교황 알렉산더 3세는 산티아고를 로마, 예루살렘과 함께 기독교 3대 성지로 선포했다. 12세기에 순례는 절정에 달했고, 순례자를 위한 숙소가 길 위에 생겨났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소수의 사람들만 이 길을 찾았으나 1987년 유럽연합이..

길위의단상 200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