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 4

장자[210]

공자가 시무룩해서 물었다. "나의 참됨이란 무엇입니까?" 어부가 말했다. "나의 참됨은 정기가 신실함에 이르는 것이다. 정(精)하고 성(誠)하지 못하면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억지로 곡을 하는 것은 비록 슬퍼한들 슬프지 않고 억지로 성내는 것은 비록 엄하게 한들 위엄이 서지 않고 억지로 친절한 것은 비록 미소를 지어도 화기애애하지 않다. 내 본성이 슬프면 소리가 없어도 슬프고 내 본성이 노하면 나타내지 않아도 위엄 있고 내 본성이 사랑하면 웃지 않아도 화합한다. 내 본성이 안에 있으면 신명이 밖으로 동하나니 이것을 고귀한 참된 나라고 하는 것이다." 孔子愁然曰 請問何謂眞 客曰 眞者精誠之至也 不精不誠不能動人 故强哭者雖悲不哀 强怒者雖嚴不威 强親者雖笑不和 眞悲無聲而哀 眞怒未發而威 眞親未笑而和 眞在..

삶의나침반 2012.06.14

장자[209]

자기 그림자가 두렵고 발자국이 싫어서 떨쳐버리려고 달리는 자가 있었다. 발을 들어 올리는 것이 더욱 잦아질수록 발자국은 더욱 많아지고 아무리 빨리 달려도 그림자는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느리다고 생각하여 더욱 빨리 달리며 쉬지 않았다. 드디어 힘이 빠져 결국 죽고 말았다. 그 사람은 그늘에 처하면 그림자도 쉬고 처함이 고요해지면 발자국도 그친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어리석음이 얼마나 심한 것인가? 人有畏影惡迹 而去之走者 擧足愈數 而迹愈多 走愈疾 而影不離身 自以爲尙遲 疾走不休 絶力而死 不知處陰以休影 處靜以息迹 愚亦甚矣 - 漁父 2 이 비유를 읽으며 문득 이상의 '오감도'가 떠올랐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

삶의나침반 2012.06.07

장자[208]

이른바 네가지 근심이란 큰일을 경륜한다고 큰소리치고 쉽고 평상적인 것을 변경하여 공명을 드러내려 하는 것을 '외람됨'이라 한다. 지혜를 믿고 일을 전단하며 남을 무시하고 자기만 이롭게 하는 것을 '탐욕'이라 한다. 잘못을 보고도 고치지 않고 충고를 듣고도 억지를 부리는 것을 '똥고집'이라 한다. 남이 자기에 동조하면 옳다 하고 제 뜻과 다르면 옳은 것도 그르다 한다. 이것을 '교만'이라 한다. 이것이 네 가지 근심이다. 이러한 팔자를 버리고 사환을 행하지 않아야 비로소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所謂四患者 好經大事 變更易常以괘功名 謂之도 專知단事 侵人自用謂之貪 見過不更 聞諫愈心謂之흔 人同於己則可 不同於己雖善不善 謂之矜 此四患也 能去八疵無行四患 而始可敎已 - 漁父 1 이 편은 공자가 어부를 만나 도를 묻는 ..

삶의나침반 2012.05.30

어부 / 김종삼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 어부 / 김종삼 새벽에 잠이 깼다. 속이 쓰리다. 날카로워진 감정의 불꽃이 화약고를 건드렸다. 폭발이 일어났다. 제기럴, 얼마나 더 많은 눈물이 필요하다는 건가. 너희들에게 보이기 싫어 책상에 엎드려 속울음을 삼켰다. 어린 자식 앞에서 대성통곡하기도 했다. 세상에 대해, 사람과 희망에 대해 믿지 않기로 했다. 항복하지요. 이젠 당신에게 바칠 희생제물도 남아 있지 않아요. 나는 날마다 출렁거린다. 봄 가운데서 북풍한설을 걱정한다. 두렵다. 그리고 미안하다. 견뎌야지. 시간이..

시읽는기쁨 201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