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3

순교자

세종문화회관에서 연극 ‘순교자’를 관람했다. 아내가 공짜 티켓 두 장을 구해 와서 선택의 여지없이 보게 된 연극이었다. 2층에 좌석을 배정받았는데 관객이 없어서 연극 시작 전에 1층 앞줄로 내려와 가까이서 관람했다. 워낙 무거운 주제를 다루다보니 찾는 사람이 적은 것 같았다. 연극의 무대는 6.25 전쟁 당시의 평양이다. 유엔군의 북진으로 평양에 주둔하게 된 정보부의 이 대위는 공산당 치하에서 순교한 목사들 중 유일한 생존자인 신 목사의 비밀에 의문을 품게 되고 그 비밀을 파헤친다. 결국 죽은 목사들이 순교를 한 것이 아니라 비겁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신 목사는 그런 사실에 입을 다물고 순교한 목사들을 찬양하며 거짓말을 한다. 이 과정에서 신 목사의 인간적 고뇌가 토로되고, 관객들..

읽고본느낌 2008.05.21

청계천을 거쳐 서울숲까지 걷다

첫 번째 는 청계천을 거쳐 서울숲에 이르는 길을 걸었다. 경로 : 효자동 - 청계천 - 응봉산 - 서울숲 - 성수 (약 15 km) 시간 : 10:00 - 16:00 날씨 : 맑고 따뜻함 세종문화회관 뒷편의 공원에 예쁜 튜립 꽃밭이 만들어졌다. 어지러울 정도로 눈과 마음을 빼앗는 강렬한 원색의 색깔이다. 청계천의 들머리는 늘 사람들로 붐비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어선지 한적한 편이었다. 도시의 인공 중에서도 가장 인공적인 곳이 여기이다. 물이 흐르는 하천이건만 부자연스럽고 어색해서 하천이라고 부르기도 미안하다. 폭포로 갑자기 시작된 하천은 시멘트 사이을 차갑게 흐른다. 난 여기에 서면 너무나 인공적인 깔끔함에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청계천 이곳저곳에서는 봄맞이 대청소가 실시되고 있었다. 같은 유니폼으로 통일하..

사진속일상 2008.04.06

극단 '여의도'

70년대 후반에 있었던 일이다.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선배 한 분이 행방불명이 되었다. 전날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타고 귀가했는데 집에 들어오지를 않은 것이다. 인품이 워낙 중후하고 동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신 분이라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염려했다. 주사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엉뚱한 일을 저지를 분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찰에 가출 신고를 하고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이리저리 찾아다녔지만 도대체 행적을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나갔을 때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다는 연락이 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 사유가 궁금했지만 이상하게도 모두들 입을 닫으며 말하기를 조심스러워했다. 선배님 집에서도 찾아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상한 분위기가 며칠 지나고 나서야 대체적인 진상을 알..

길위의단상 200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