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5

올해 마지막 당구

올해만큼 당구에 집중해 본 때가 없었다. 그동안은 심심풀이로 치는 당구였다. 그런데 올봄에 불현듯 당구 실력이 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책을 사서 읽고 유튜브 당구 강좌를 보며 공부했다. 당구 모임에도 열심히 참가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당구를 치자고 졸랐다. 당구 치는 횟수가 몇 배로 늘어났다. 노력하면 일취월장할 것 같았다. 가을이 되면서 벽에 부딪쳤다. 예상한 만큼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이었다. 어느 공놀이든 자신 있다고 여겼는데 당구는 아니었다. 당구가 얼마나 섬세하고 어려운지를 실감한 거다. 소질이 없는지, 아니면 나이 탓인지 진척이 없으니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겨울에 들면서 당구 공부를 포기했다. 못 치더라도 즐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어제는 올해의 마지막 당구 모임에 참석..

사진속일상 2023.12.29

당구 배우는 재미

쓰리 쿠션 당구를 배우는 재미에 빠져 있다. 유튜브를 통해 시스템을 공부하고 당구장에서 배치를 놓고 연습하면서 익히고 있다. 감각으로만 칠 때와 달리 공이 진행하는 원리를 알게 되니 당구가 훨씬 흥미롭다. 30대 때 당구를 시작했는데 그때 다니던 직장 분위기는 술을 마시고 나면 2차 또는 3차는 당구장에서 노는 것이었다. 얼떨결에 큐대를 잡게 되었지만 취중에 흉내낸 당구라 기본이 안 된 채 엉망이었다. 맨정신으로 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 십 년을 쳐도 4구 100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4, 50대 때는 당구와 멀어졌다가 다시 재개한 것은 퇴직 후였다. 대학 동기 당구 모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한 달에 두 번씩 모이다가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난다. 대여섯 명이 고정 멤버이고 나는 출석률..

길위의단상 2023.05.12

근육 기르는 재미

올해는 산행이나 걷기에서는 낙제점이다. 다른 해에 비하면 활동량이 반 토막이 났다. 대신 헬스장에서 재미를 발견했다. 운동 영역이 야외에서 실내로 바뀌었다고 하겠다. 헬스장 안에 '인바디(InBody)'라는 체성분분석기가 있다. 원리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몸의 체성분, 골격근과 지방, 비만 등을 진단한다. 우연히 그 위에 올라섰는데 골격근과 체지방량이 표준 범위 밖으로 나왔다. 골격근은 뼈에 붙은 근육으로 신체 활동이나 운동과 관계있다. 25kg 이상이 표준인데, 나는 21kg으로 미달이었다. 근육 운동을 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체지방도 표준을 한참 벗어났다. 그래서 목표가 생겼다. 늙을수록 근육이 중요하다는 데 최소한 표준값의 하한치에는 걸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근육 운동을 ..

길위의단상 2019.12.28

헬스에 재미를 붙이다

단지 안에 헬스장이 있다. 입주 초기에는 무료였는데 지금은 출입할 때마다 500원씩 받는다. 사설 헬스장에 비하면 공짜나 마찬가지다. 입주민을 위한 복지 시설 중 하나다. 좋은 시설이 옆에 있지만 작년까지는 헬스장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바깥에서 자연과 벗하며 운동하며 되지, 기계에 의존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가까이서 걷기가 필요하면 학교 운동장을 몇 바퀴 돌면 충분했다. 굳이 러닝머신을 탈 필요가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단련한 근육을 유지하자면 계속 헬스장을 다녀야 한다. 무엇에 매이는 의무감보다는 차라리 근육이 없는 편을 나는 택했다. 요사이는 헬스장에서 진화하여 피트니스 센터라 부른다. 보기 좋은 몸을 만들려고 하면 전문 트레이너의 코치를 받아야 한다. 번거로..

길위의단상 2019.08.14

헬스장에 가다

올겨울은 눈이 잦다. 날씨도 추워 바깥 출입하기가 쉽지 않다. 자연히 몸이 굼뜨게 된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외면하던 헬스장을 찾아갔다. 단지 안에 무료 헬스장이 있는데 이때껏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다. 기계의 도움을 빌어 운동한다는 것, 특히 머신 위에서 걷기를 해야 한다는 게 영 내키지 않았다. 학교 운동장에 나가 흙을 밟으며 걸으면 되지, 지하 실내에서 기계 소음에 둘러싸여 헉헉거리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요사이 내 몸 상태는 하한가다. 체중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잠은 줄여야 하고 몸은 더 움직여야 하는 게 급선무다. 눈과 추위로 길 걷기는 마땅치 않다. 어쩔 수 없이 아내 뒤를 따라 헬스장에 갔다. 처음으로 러닝머신과 자전거를 타 보았다. 선입견에 비해서는 괜찮았다. 며칠째 매일 나가고 ..

사진속일상 2014.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