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헬스에 재미를 붙이다

샌. 2019. 8. 14. 14:00

단지 안에 헬스장이 있다. 입주 초기에는 무료였는데 지금은 출입할 때마다 500원씩 받는다. 사설 헬스장에 비하면 공짜나 마찬가지다. 입주민을 위한 복지 시설 중 하나다. 좋은 시설이 옆에 있지만 작년까지는 헬스장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바깥에서 자연과 벗하며 운동하며 되지, 기계에 의존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가까이서 걷기가 필요하면 학교 운동장을 몇 바퀴 돌면 충분했다. 굳이 러닝머신을 탈 필요가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단련한 근육을 유지하자면 계속 헬스장을 다녀야 한다. 무엇에 매이는 의무감보다는 차라리 근육이 없는 편을 나는 택했다. 요사이는 헬스장에서 진화하여 피트니스 센터라 부른다. 보기 좋은 몸을 만들려고 하면 전문 트레이너의 코치를 받아야 한다. 번거로운 일이 자꾸 생긴다.

 

거들떠보지도 않던 헬스장에 작년부터 나가게 되었다. 발에 티눈이 생기고, 더해서 족저근막염인지 뭔지 발바닥이 아파 걷는 일이 불편해졌다. 활동량이 부쩍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단지 내 헬스장을 찾았다. 자전거 타기와 아령 운동을 해 볼 심산이었다. 몇 번 다니며 이것저것 만져보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특히 부족한 근육을 키우는 데 효과가 있었다.

 

헬스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금은 사라졌다. 활용만 잘 하면 생활 운동으로 부족한 면을 보충할 수 있다. 등산이나 걷기는 주로 하체 운동이다. 일부러 애쓰지 않으면 상체 근육은 발달하지 않는다. 처음 헬스장에서 철봉에 매달릴 때는 5초를 버티지 못했다. 그만큼 팔 힘이 약했다. 그런데 지금은 1분을 넘긴다. 조금씩 늘어나는 맛으로 헬스장을 찾게 된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이용했지만 지금은 사나흘은 나간다. 뜨거운 여름이라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헬스장을 아무래도 자주 이용하게 된다. 자전거 페달 밟는 강도나 아령 무게가 처음보다는 많이 늘었다. 태어나서 이때껏 근육 운동을 해 본 적이 없다. 팔 근육으로만 따진다면 내 일생에서 지금이 제일 우수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콧방귀를 끼며 헬스장을 외면했다. 답답한 실내에서 기계에 몸을 맡기며 운동하는 사람들이 하찮게 보였다. 평생 헬스장과는 담을 쌓고 살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제일 자주 출입하는 곳이 되었다. 헬스장에서 한 시간 정도 나름의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샤워하면 몸이 개운해진다. 찌뿌둥한 몸이 풀어지면서 가볍다. 무엇이든 큰소리치거나 자신할 일이 아니다. 헬스장을 가까이 하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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