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2

하악하악

‘하악하악’?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용어라는데 이외수 님이 책 제목으로 삼았다. 세상살이가 그만큼 힘겹다는 뜻일까,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가리키는 말로 어쩐지 어울려 보인다. 여백이 많은 책에는 작가의 단상들이 짧은 문장으로 적혀 있다. 괴짜 작가답게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고 의미심장한데 인생의 경구로 삼아야 할 내용도 많다.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몇 개의 글을 골라 보았다. - 세상을 살다 보면 이따금 견해와 주장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고 ‘틀린 사람’으로 단정해 버리는 정신적 미숙아들이 있다. 그들은 대개 자신이 ‘틀린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자기는 언제나 ‘옳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한다. 성공할 가능..

읽고본느낌 2010.03.26

이외수의 감성사전

평화 전쟁 발발의 합리적 근거 주인공 작중 인물 중에서 가장 목숨이 끈질긴 존재 허수아비 농업에 이용되었던 인류 최초의 로봇 엑스트라 연기에는 태연하고 인기에는 초연한 존재 시계 하루를 시간별로 스물네 토막씩 절단하는 기계 정신병자 제 정신만으로 살아가는 인격자 모래 주로 해변에 많이 산재해 있는 최소 단위의 금빛 혹성 식인종 인구증가와 식량증가를 동일시하는 종족 총알택시 승객과 기사를 장약하여 죽음을 향해 발사되어진 지상용 교통미사일 명예박사 자신이 박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대학이나 학술단체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람 불만 불연소된 욕심의 찌꺼기 고성방가 소음을 통해 자신의 존재 불필요성을 타인에게 확실하게 알리는 행위 수면제 배고픔은 참을 수 있어도 외로움은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일용하..

읽고본느낌 200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