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2

과학인문학

직장에 있을 때 후배 P가 있었다. 역사를 전공한 지적 호기심이 대단했던 후배였다. 수시로 나를 찾아와서 양자론에 대해 질문하는 통에 혼줄이 났다. 딴에는 물리를 공부했으니 시원한 대답을 듣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나도 제대로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모르면서 아는 척을 하면 말이 길어지고 어려운 용어를 쓸 수밖에 없다. '시인과 함께 하는 물리학 산책'이라는 부제를 가진 은 드물게 시인이 물리학에 관해 쓴 책이다. 시인이 어떻게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은이인 김병호 선생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시인이 된 분이었다. 물리학의 소양에 문학의 감성이 더해져서 '과학인문학'이라는 생소한 이름이 만들어졌다. "문학과 과학은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며 그 호기심을 밀고 나..

읽고본느낌 2022.06.13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선 선생이 강의 형식으로 인문학을 설명하는 책이다. 제목인 '인간이 그리는 무늬'는 '인문(人文)'을 글자 그대로 옮긴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휩쓰는 인문학 열풍을 선생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어느 사회나 초기 단계에서는 정치학과 법학이 중심 기능을 하고, 사회가 좀 발전하면 경제학, 사회학 등이 주도적인 기능을 한다. 사회가 좀 더 발전하면 철학이나 심리학 같은 인문학이 중심 학문으로 등장한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인문학 바람은 세계 속에서 한국의 진정한 정체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성장하기 위한 열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선생은 인문학의 목적이 인문적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현상을 접하고 '좋다'거나 '나쁘다'라는 판단을 한다면 인문 정신과는 동떨어진 정치적 판단..

읽고본느낌 2016.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