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3

항거: 유관순 이야기

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이 이화역사관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첩에서 발견되었다. 이화 독립운동가들 특별전을 준비하던 중 찾은 것이라고 한다. 열사의 실제 모습을 보니 전에 봤던 영화가 떠오르며 다시 가슴이 찡해진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유관순 열사가 3.1운동으로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 구금된 후 모진 고문으로 숨지기까지 1년 동안의 수형 생활을 보여준다. 후기를 쓰려고 했으나 너무 슬프고 먹먹해서 컴퓨터 앞에도 글을 적을 수 없었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자책도 응당 따라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울컥해지는 대사가 몇 있었는데 지금은 두 개가 떠오른다. 하나는, 망가진 몸으로 독방에 갇혀 누워 있는 유관순에게 배식 담당하던 노인이 묻는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읽고본느낌 2019.05.21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우리 땅에 있는 식물은 19세기 후반부터 서양과 일본 학자들에 의해 채집, 정리되기 시작했다. 우리 손으로 우리 식물을 연구할 기회가 없었고, 외국인들 손에 의해 조사된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했다. 그중에서도 일본 제국주의의 흔적이 제일 많이 남아 있다. 우리 고유 식물 527종의 학명에 나카이(Nakai)를 비롯한 일본인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이 327종이나 된다. 무려 62%에 달한다. 슬픈 역사의 유산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지금 부르는 식물 이름도 일본 이름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많다. 그래서 우리 정서와 동떨이진 이름이 되었다. 예를 들면, 개불알꽃, 며느리밑씻개 같은 이름은 일본말에 더럽혀진 대표적인 경우다. 식민지 시대의 한계라고 하기에는 너무 슬픈 일이다. 만약 우리 식물학자에 의해 주체적으..

읽고본느낌 2019.05.05

아리랑

님 웨일즈가 쓴 독립운동가 김산(金山, 1905~1938, 본명 張志樂)의 일대기다. 1905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김산은 삼일운동의 영향을 받고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갔다. 상하이에서 항일 급진주의 그룹과 접촉하며 무정부주의자가 되었고, 1921년경에는 확고한 신념을 지닌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었다. 평화적인 독립운동의 한계를 절감하고 무장 독립 투쟁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는 중국 공산당원이 되어 1927년의 광동 봉기에 참여하는 등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두 차례나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김산은 1938년에 트로츠키 분파주의자로 몰려 처형되었다. 김산의 생애는 1937년에 옌안에 잠입해서 김산과 면담을 한 님 웨일즈에 의해 알려졌다. 이 책을 읽으며 일제 강점기 때 조국 해방을 위해..

읽고본느낌 2014.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