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항거: 유관순 이야기

샌. 2019. 5. 21. 14:47

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이 이화역사관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첩에서 발견되었다. 이화 독립운동가들 특별전을 준비하던 중 찾은 것이라고 한다. 열사의 실제 모습을 보니 전에 봤던 영화가 떠오르며 다시 가슴이 찡해진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유관순 열사가 3.1운동으로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 구금된 후 모진 고문으로 숨지기까지 1년 동안의 수형 생활을 보여준다. 후기를 쓰려고 했으나 너무 슬프고 먹먹해서 컴퓨터 앞에도 글을 적을 수 없었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자책도 응당 따라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울컥해지는 대사가 몇 있었는데 지금은 두 개가 떠오른다. 하나는, 망가진 몸으로 독방에 갇혀 누워 있는 유관순에게 배식 담당하던 노인이 묻는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요?"

"그럼 누가 해요?"

둘은, 조선인인 젊은 형사가 이런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조용히 있으라고 충고하자 유관순은 자유롭게 살지 못할 바에야 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자유란 하나뿐인 목숨을 내가 바라는 것에 마음껏 쓰는 것이다."

유관순이 바란 유일한 것은 조국의 독립이었을 것이다. 그 무엇도 소녀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아래 사진이 이번에 새로 공개된 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시절 모습이다. 첫 번째 사진은 왼쪽이 유 열사로 이화학당 보통과에 입학한 1915년이나 1916년에 찍은 것으로 추정한다. 열사의 나이 13세 무렵이다. 두 번째 사진에서는 가운데가 유 열사다. 이때는 이화학당 고등과에 다닐 때로 1918년 5월 경으로 보인다. 아직 열혈투사가 아닌 앳된 소녀의 모습이 더욱 가슴을 아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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